배우 신혜선이 타인의 관심을 훔쳐 사는 인플루언서로 돌아왔다. 그의 신작은 오는 15일 개봉하는 ‘그녀가 죽었다’. 개봉을 앞두고 일간스포츠와 만난 신혜선은 “처음 보는 제 얼굴이라 아무래도 낯설어서 보기가 쉽지 않았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그녀가 죽었다’는 ‘관음’과 ‘관종’을 소재로 한 작품.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출연 제안이 왔을 때 드라마 ‘철인왕후’를 찍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좀 상반되는 캐릭터에 끌렸죠. 한소라는 되게 이중적이잖아요. 악역이라고 할 순 없지만, 비정상의 범주에 들어간 나쁜 친구죠. 그런 뒤틀린 생각을 한다는 게 배우로서 흥미로웠고 연기하기에 재밌겠다 싶었어요.”
신혜선이 말하는 ‘뒤틀린 생각’이라 함은 예컨대 이렇다. 소시지를 먹으면서 비건 샐러드 사진을 SNS에 포스팅하고, 다른 사람의 명품 가방을 자기 것인 양 찍어 올리는 것과 같은. 물론 극 말미 밝혀지는 반전에 비하면 이조차 별거 아닌 에피소드다.
“사실 캐릭터만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할 수 없어요. 백번 양보해서 공감할 수 있겠다 싶은 건 타인에게 예쁨받고 호감형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거죠. 인정 욕구도 있고요. 이런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요. 물론 한소라만큼 극단적으로 과하게 표출되거나 뒤틀리진 않지만요.”
캐릭터 직업에 대한 학습을 따로 했느냐는 질문에는 부정의 답을 내놓으며 “(인플루언서라는 게) 기능적인 걸 습득해야 하는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첨언했다.
그러면서 “인플루언서는 그저 캐릭터와 영화 속 메시지를 보여주기 적합한 직업으로 한소라의 성격과 성향을 극대화하는 요소 중 하나였던 것뿐이다. 인플루언서란 직업 자체를 희화화시킨다거나 안 좋은 쪽으로 몰고 갈 생각도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한 나름의 과정은 거쳤다. 메가폰을 잡은 김세휘 감독과 예쁜 카페 등을 찾아가 인증샷을 찍으며 한소라의 SNS를 채워나간 것. 당시를 떠올리던 신혜선은 “진짜 연기보다 훨씬 힘들었다”며 웃었다.
그의 말이 농이나 엄살은 아니다. 실제 신혜선은 “SNS와는 거리가 먼” 성향의 소유자다. 배우라면 으레 대중의 관심을 즐기기 마련. SNS만큼 관심 받기 좋은 도구도 없지만, 신혜선에게는 그저 팬들을 위한 일종의 팬서비스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직업적으로는 관심을 많이 받고 싶기도 한데 그냥 저로서는 관심 자체가 좀 부담스러워요. 그래서 그 사이 약간의 괴리감도 있는데 사회화를 통해 잘 합쳐가는 중이죠.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까 저 쿨한 척하는 관종 같은데요. 그쵸?”
‘범죄도시4’가 독식 중인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지는 만큼 부담감은 없는지도 궁금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인사처럼 던진 물음에 신혜선은 정말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딱히 모르겠다”고 받아쳤다.
“부담감도 없고 ‘범죄도시4’를 이겨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어요. 다 각자의 매력이 있는 거 아니겠어요?”
한 차례 호탕하게 웃은 그는 “우리 영화는 MZ 스릴러다. 정말 군더더기가 없다. 스트레이트로 쭉 가는 영화라 속도감 있고 지루하지 않다. 자기 할 말만 딱 한다”며 ‘그녀가 죽었다’만의 매력을 야무지게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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