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의 승전보가 하루가 멀다하고 들려왔던 건 그만큼 할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축구 한류를 이어가는 김상식 신임 감독 역시 쉴새 없는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전임자의 후광과 경쟁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김 감독은 지난 6일 베트남 감독으로서 첫 공식석상에 나섰다. 베트남 축구협회와 더불어 계약체결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에 임했다.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모두 지휘하는 김 감독은 일단 2년 계약을 맺었다.
김 감독은 베트남어 인사인 “신짜오”를 외치며 패기 있게 감독 행보를 시작했다. 베트남 축구의 전설이 된 박 전 감독은 꽃다발을 보내오며 김 감독에 대한 응원을 보탰다.
환대 속에 도착한 김 감독의 과업은 처음부터 난이도가 높다. 먼저 6월에는 필리핀(6월 6일), 이라크(6월 11일)를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두 경기를 치러야 한다. 베트남은 조 최약체 필리핀을 한 번 꺾은 뒤 인도네시아에 2패, 이라크에 1패를 당해 현재 1승 3패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최종 예선 진출권을 따내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나 전임 박항서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 2차 예선을 6팀 중 조 2위로 통과해 최종예선에 올려놓은 바 있다. 베트남 사상 최초였다. 같은 한국인 감독을 보는 베트남 현지에서는 내심 최종 예선 진출을 달성하거나, 최소한 경쟁력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이어지는 일정은 11월 열리는 2024 동남아시아 축구 선수권대회(ASEAN 챔피언십)다. 2년 전 열린 대회에서는 베트남이 결승까지 진출했다.
내년에는 굵직한 U23 일정이 기다린다. U23 아시안컵 예선을 치러야 한다. 지난 2018년 대회에서 박 감독이 본선 준우승을 이끌며 대성공을 거뒀던 대회다. 예선 통과까지는 베트남 국민들이 당연히 기대하는 성과고, 2026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본선에서도 선전하길 바라고 있다.
내년 12월에는 동남아시안 게임이 열린다. 지난 2019년 박 감독이 축구 금메달을 획득하며 동남아 맹주를 선언했던 대회다. 내년 제 33회 대회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다.
여러 연령대를 동시에 맡아 지도하면서 각종 대회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 박 감독은 이 목표를 초과달성했기 때문에 베트남 역사상 최고 감독 반열에 올랐다. 김 감독에게도 천천히 팀을 다질 시간은 없다. 일년에도 두세 번씩 본격적인 실전 대회가 돌아온다.
사진= ‘뚜오이 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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