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서우리는 대부분 아파트에 살거나 살았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아파트에 대한 인식은 대개 부정적인 쪽으로 쏠려 있다. 다양한 삶을 담는 공간으로서 아파트를 바라보는 시선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아파트를 둘러싼 역사적 사실, 크고 작은 정보를 담았다. 많은 사람이 쉽고 다채롭게 아파트에 관한 이야기를 펼치길 바랐다.
윤소연 나는 대구에서 나고 자라 스무 살 무렵 서울로 오고 나서 매년 이사를 다녔다. 결혼 후 아파트에 신혼집을 마련하면서 큰 안도감을 느꼈는데, 당시 집을 셀프 리모델링한 경험을 계기로 아파트멘터리를 만들게 됐다. 똑같은 건물에 똑같은 공간이라지만, 아파트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소중한 보금자리다. 김민서어린 시절 아파트에서 지낸 일상이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복도에서 언니와 뛰어놀던 순간, 겨우내 1층 뒤뜰에서 했던 눈싸움, 주차장에서 열심히 자전거를 연습하던 기억. 모두 아파트와 연관돼 있다.
김민서아파트 공간의 획일화는 대다수 평범한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문제다. 당장 벗어나기 어려운 굴레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삶을 만드는 사람이 많아지면 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우리는 그것을 공간의 변화를 통해 실천하려는 것이다.
윤소연 과거 아파트 리모델링의 목적이 불편함을 없애는 정도였다면, 지금은 개인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추세다. 집을 취미를 위한 작은 쇼룸처럼 변모시키는 사례가 많다. 가드닝이라면 화분 전용 트레일러나 방 안에 맞춤 화단을 제작하는 것이다. 방문에 반려견을 위한 작은 출입구를 만들고 벽면 전체를 캣 타워로 시공하는 고객도 있다. 아파트를 바라보는 거주자들의 시선이 점차 창의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체감한다. 김민서‘아파트 같지 않은 아파트’도 있다. 한국미에 관심이 많아 내부를 한옥처럼 꾸미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고가구를 배치한 고객의 이야기다. 가족 구성원의 변화로 거실과 방 사이의 벽을 없애는가 하면, 방을 홈 짐이나 화실로 바꾸는 등 공간 활용 방식이 다채로워졌다.
윤소연내부 구성에 있어 더 많은 선택지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같은 브랜드 아파트라면 어느 지역이든 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처음 지을 때부터 폭넓은 커스터마이징 옵션을 제공하면 어떨까. 미국 하이라이즈 콘도의 경우 100세대짜리 아파트에 제공되는 평면이 30~40가지에 달한다. 이처럼 개인을 위한 맞춤형 레이아웃을 제공하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김민서 의도적으로 내부 마감을 하지 않은 채 아파트를 분양하는 사례도 있다. 과감하지만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새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는 사례를 생각하면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아파트멘터리의 장기 계획이 있다면
윤소연 아파트 내부에 상업공간의 DNA를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가상공간에 페르소나를 상정하고,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구조부터 자재까지 주거공간에서 잘 쓰지 않던 재료를 통해 아파트를 둘러싼 틀을 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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