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사업 매각, 조직 개편 지속
단기 수익성 개선 아닌 지속가능한 사업전략 필요
[아시아타임즈=오승혁 기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원자재값 상승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속되는 수익성 악화에 한계사업의 정리와 구조조정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여수공장. (사진=LG화학)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2조1937억원, 영업이익 1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15.8%, 76.5% 감소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작년에 14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수익성을 악화시킨 석화 부문의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석유화학 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케미칼은 올 1분기에 1171억원의 적자를 낼 듯하다.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것에 이어 적자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수준의 적자가 남은 분기에도 지속되면 올해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은 롯데케미칼이 2024년, 2025년에 각각 영업손실 5522억 원, 4377억 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한다. 만일 이 추산이 현실로 이어지면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지속해 누적 적자 2조1000억원 가량을 기록하게 된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석화 업계의 불황이 오는 2025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1분기에 650억원대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정도 줄어든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1분기에 영업손실 2166억원을 기록해 적자에 접어들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에서 187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케미칼 부문은 189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화솔루션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8년 4분기 이후 5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석화 업계는 더 이상의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조직 개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실시한 뒤 전사적 차원의 비용절감 및 긴축재정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어 LG화학은 충남 대산, 여수 공장의 가동 중단과 함께 특별 희망퇴직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첨단소재사업본부 소속 근속 5년 이상 생산기술직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특별 희망퇴직 신청서를 접수 받고 있다. 작년 9월 첨단소재사업본부 산하 IT소재사업부가 담당하던 IT필름 사업을 약 1조1000억원에 중국 기업에 매각한 뒤 인력축소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작년 10월 말 IT소재사업부 소속 근속 5년 이상 생산기술직 재직자 대상 특별 희망퇴직 및 타사업장 전환 배치를 추진했던 LG화학이 한계사업 정리 속도를 높이면서 석화 관련 부서에도 특별 희망퇴직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조직 개편은 단기적 차원의 수익성 개선만 가능하게 한다는 지적에 따라 석화업계는 한계사업 정리 및 조직 개편으로 마련한 예산을 친환경, 스페셜티 사업에 투자한다.
LG화학은 태양광 패널 필름용 POE 제품 가술력을 키우고 있다. 태양광 패널용 필름에 최적화된 물성으로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7%로 여겨지는 해당 시장을 선점하고자 한다.
롯데케미칼은 2차전지 소재인 전해액의 생산이 가능한 EC, DMC 생산 라인을 작년에 2100억원을 투자해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에 준공했다. 14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유사 유기용매 EMC, DEC까지 생산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고압케이블 소재 사업에서 해저케이블용 XLPE 등 신제품을 순차 출시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전기차에 적합하게 마모에 강한 타이어 소재 SSBR을의 생산능력을 지난 2022년 2배로 확대하고 재활용 소재를 투입한 친환경 제품 생산도 준비 중이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석화산업 전반에서 특별 희망퇴직과 사업장 매각 등을 두고 불안해하는 분위기가 있지만 각사가 친환경 관련 역량을 키우며 신성장동력 마련에 나서고 있는만큼 예전과 같은 호황을 누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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