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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재호 기자 =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26·미국)가 또 해냈다. 장타자에서 쇼트게임 여전사로 거듭난 코다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라 역대 최장 동률인 5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이뤘다.
코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의 더 클럽 칼턴우즈(파72·6824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79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작성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가 된 코다는 2위 마야 스타르크(스웨덴)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코다는 이 대회 챔피언의 전통인 18번 홀 그린 주위 호수에 뛰어드는 입수 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코다의 올 시즌 비상은 한층 날카로워진 쇼트게임에 있다. 전체적으로 코다는 드라이버·아이언·퍼팅 삼박자를 두루 갖추며 역대 최고 선수 중 하나로 거듭나고 있다. 원래 코다는 장타로 유명한 선수였다. 한창 좋았던 2021년 드라이브 샷 275.12야드(7위)를 보내면서 정확도도 76.16%(44위)로 높은 편이었다. 당시 코다는 똑바로 멀리 때리는 장타자로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올 시즌은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33위(264.74야드)로 인상적이지 않다. 대신 비거리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여 쇼트게임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올해 그린 적중률은 75.85%로 전체 1위, 그린 적중 시 퍼팅 수에서 5위(1.72개)에 올라있다. 그 결과 평균 타수 1위(69.22)를 달리며 5연승의 발판을 놓았다.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정신력이다. 코다는 2021년 여자 PGA 챔피언십을 비롯해 4승을 하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으나 2022년 3월 혈관 안에 피가 굳어 큰 덩어리가 되는 혈전증과 허리 부상 등을 겪으면서 무너졌다. 선수생활을 위협했던 혈전증을 극복하면서 코다는 정신적으로 크게 성숙했다. 평소 강한 승리욕과 경쟁심 때문에 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던 코다지만 지금은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됐다. 실제 지난 2~3월 7주 동안 휴식을 취했던 코다는 "건강을 우선시하고 몸과 체력을 더 강화했다"며 "경기할 때 더 노련하게 공략할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코다는 "현재에 집중하는 편이고 버디를 계속 만드는 게 나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코다는 올해 1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부터 자신이 출전한 5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다. 5개 대회 연속 우승은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 2005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이후 통산 세 번째다. 향후 관심사는 코다가 다음 대회에서도 우승하며 역대 최장인 6연승을 수립하느냐 여부다. 올 시즌 9개 대회에서 5승을 혼자 쓸어 담는 압도적인 기세를 감안할 때 기록 달성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우승상금 120만 달러를 추가한 코다는 LPGA 투어 통산 13승째 및 메이저대회에서는 2021년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이후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수집했다.
이날 코다는 악천후 탓에 3라운드에서 지연된 경기까지 총 25홀을 쳐야 했다. 하지만 강행군 속에서도 가장 꾸준하게 샷 감을 유지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코다는 경기 후 미국 NBC와 인터뷰에서 "후반 9홀에서 힘들었지만 이겨서 기쁘다"며 "속이 울렁거릴 정도로 정말 긴장했기 때문에 이제야 숨을 쉴 수 있고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다. 가능하면 연승을 이어가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코다의 기세에 눌린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9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선수로는 3라운드까지 1타차 단독 선두였던 유해란이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5위를 차지해 가장 좋았다. 대회 내내 선전했던 임진희는 6언더파 282타로 단독 8위, 김아림은 5언더파 283타 공동 9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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