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배현경 기자] 국내 손해보험업계의 온라인 상품 판매 시장에서 빅4 대형사의 과점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중소형사(메리츠·한화·롯데·MG·흥국)의 영업손실은 72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1억원)과 비교해 726억원 적자 폭을 늘렸다. 중소형사는 지난 2020년(-1033억원) 이후 적자 규모를 줄였지만, 지난해 손실 규모가 대폭 확대했다.
중소형사의 지난해 점유율은 전년(8.9%) 대비 0.5%p 하락한 8.4%였다. 지난 2019년(12.3%)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85.3%로 0.4%p 증가했다. 비대면 전문사인 하나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AXA손해보험 등의 점유율은 1년 새 0.1%p 소폭 증가한 6.3%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손보사들이 사이버마케팅(CM) 판매 채널에서 거둔 수입보험료 중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개사의 점유율은 94.3%로 전년 대비 3.0%포인트(p) 높아졌다.
손보사별로 보면 우선 삼성화재의 CM 시장점유율은 44.1%로 같은 기간 대비 1.1%p 낮아졌지만 여전히 굳건한 선두를 유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현대해상의 해당 수치가 17.9%로 1.6%p 오르며 높은 편이었다. DB손보 역시 16.5%로, KB손보도 15.8%로 각각 0.7%p와 1.8%p씩 CM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
반대로 그나마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주목을 받았던 캐롯손해보험의 CM 시장점유율은 1.6%로 2.7%p 떨어졌다. 하나손해보험의 CM 시장점유율도 1.1%로 0.2%p 하락했다. 카카페이손해보험의 CM 시장점유율 또한 아직 0.1%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손보업계 온라인 상품 판매량이 사실상 정체 국면인 와중 이처럼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몇몇 대형 손보사들이 CM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배경에는 자동차보험이 자리하고 있다.
대형사들은 자동차보험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할인형 특약 등 보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CM(다이렉트) 등 판매 채널이 비대면 성장세로 보험료 할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또한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인 까닭에 보험사와 상관없이 상품 구조가 정형화돼 있고, 이로 인해 비교가 쉽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보험들처럼 복잡한 보장 내역을 비교하며 따지기보다, 가격 경쟁력에 집중하면 되는 셈이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설계사의 자세한 설명을 듣지 않고 온라인에서 직접 상품을 선택하는 고객들이 많은 이유다.
반면 디지털 손보사를 자처하는 곳들이 앞세우는 상품은 여행자보험과 같은 소액 단기 보험이 대부분이다. 자동차보험은 진입 장벽이 높고, 그렇다고 암보험처럼 보장이 복잡한 상품은 온라인 판매가 어렵다보니 올해도 중소형사의 자동차보험 실적의 개선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범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로 플랫폼을 통해 가입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며 “또한 온라인 비대면 영업에서 자동차 보험 외에 수익성이 되는 상품은 거의 없기 때문에 크게 할인이 가능한 대형사들의 과점 현상은 쉽게 바뀌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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