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동민 기자]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가 최근 진행된 조사에서 가장 사고 싶은 차 1위로 꼽혔다. 이 둘은 오차 범위 이내에서 초접전을 벌이며 가장 높은 자리에 같이 위치하는 어색한 동행을 했다. 그렇다면 올 1분기 판매량 역시 비슷할까? 오히려 5시리즈가 압승을 거뒀다.
최근 리서치 전문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진행한 4월 1주 수입차 구입 의향 조사에서 5시리즈와 E클래스는 전체 15% 비율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수입차 최초로 국산차를 포함한 전체 신차 구입 의향에서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5시리즈와 E클래스에 대한 인기는 뜨겁다.
비슷한 구입 의향 비율을 보인 두 차였지만, 실제 판매량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났다. 올 1분기 기준 BMW는 5시리즈를 5,538대 판매했다. 522대가 팔린 i5가 들어있지 않은 수치다. 반면 E클래스 판매량은 1,891대에 그쳤다. 내연 기관 모델만 놓고 봐도 3배에 가까운 차이가 났다.
이렇게 된 것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출시 시점이다. E클래스가 국내 판매를 시작한 것은 1월 말이다. 반면 5시리즈는 지난해 10월 출시했고, 1월 당시에도 성황리에 판매 중이었다. E클래스가 1월 판매량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출고 지연도 문제다. E클래스는 출시 이후 물량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후티 반군의 공세로 수입 항로를 우회하면서 소요 기간 역시 크게 불어났다. 업계 정보에 따르면 2천여 대가량 주문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다만 4월 이후로는 출고가 원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차 자체에서도 다른 요인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가격이다. E클래스는 최하위 트림인 E200 아방가르드가 7,390만 원인 반면 5시리즈에서 가장 저렴한 520i는 6,880만 원으로 5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중간급인 530i xDrive와 E300 4매틱 시작 가격도 570만 원 차이가 난다.
여기에 BMW는 최대 1천만 원 수준으로 공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크게 향상했다. 반면 벤츠는 신차 출시 후 230만 원 정도의 현금 할인이 전부였다. 이러한 부분에서 가격 부담이 더욱 낮아진 5시리즈에 소비자들이 몰린 것은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여러 요인으로 인해 E클래스는 5시리즈 대비 상당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하지만 물량 수급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높은 구입 의향 비율과 더불어 판매량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5시리즈와 E클래스 간 경쟁은 다시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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