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감독님의 개인강습 덕입니다. 감독님 말씀 듣고 골 넣었습니다."
물오른 이영준(김천)의 득점포는 한국 축구 '레전드' 스트라이커 황선홍 감독이 손수 '영점'을 맞춘 것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9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중국에 2-0으로 승리했다.
중국에 흐름을 내주는 시간도 꽤 길었으나 한국은 결국 2골차 완승을 거뒀다.
2차례 유효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한 이영준 덕이다.
그는 전반 34분 강상윤이 침투 패스를 넘기자 골 지역 오른쪽에서 수비라인을 절묘하게 깨고 들어가더니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망을 출렁였다.
후반 24분에는 이태석(서울)이 넘긴 땅볼 크로스를 골지역 정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2-0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한국이 넣은 3골 모두 이영준이 책임졌다. 아랍에미리트(UAE)와 1차전에서도 이영준은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헤더 결승골을 넣었다.
중국전 뒤 기자회견에 나선 이영준은 황 감독을 향한 감사 인사를 했다.
이영준은 "훈련장이나 미팅 때 감독님께서 더 쉽게 득점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신다. (안)재준(부천)이 형과 개인 강습을 받는다. 감독님의 말 듣고 골을 넣을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영준은 또 "지금은 부상 중인 재준이형에게 많은 걸 배웠다. 이 역시 힘이 되는 것 같다"며 동료도 챙기는 모습이었다.
여러 차례 선방을 펼쳐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골키퍼 김정훈(전북)에게도 고마워했다.
이영준은 "초반에 우리 실수로 어려운 상황도 있었지만, 정훈이 형의 좋은 선방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공격수 입장에서 골키퍼가 잘 막아주니 '우리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영준은 중국전까지 3골로 잠시 대회 득점 랭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어진 다른 조 경기에서 무더기 득점한 압둘라 라디프, 아이만 야히야(이상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영준과 공동 선두가 됐다.
이영준은 앞으로 몇 골을 넣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축구라는 건 찬스가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른다. 몇 골 넣겠다고 말하는 건 개인적으로 상대 팀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저 찬스가 온다면 이를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장'인 이영준은 김천 선수들이 늘 그러는 것처럼 득점할 때마다 '경례 세리머니'를 한다.
한 외국 기자가 세리머니의 의미를 묻자 이영준은 어리둥절해하며 "내 소속이 상무다. 그건 군인으로서 해야 할 첫 번째 행동이다. '경례'라고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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