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최현진 기자] 유난히 춥게 느껴졌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다. 아직 일교차가 크고 미세먼지도 잦은 환절기인 만큼 각별한 건강 관리는 필수다. 그래도 날씨만 좋다면 놀러가기엔 최고의 시기다. 나무와 꽃이 제 색깔을 갖추기 시작하는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러 주말 나들이를 떠나는 것도 좋다.
여유로운 드라이브와 함께 다채로운 경험을 즐길 곳으로 적지 않은 이들이 충북 충주를 추천한다. 최근 유튜브나 SNS를 통해 인지도가 더 높아졌지만, 원래부터 수도권에서 2시간 내외면 닿는 거리 덕에 당일치기 여행지로 각광받는 곳이었다. '사과 원툴' 선입견을 깰 만한 충주의 특색 있는 장소는 과연 어디가 있을지 직접 다녀와보기로 했다.
봄철 드라이빙을 위해 선택한 차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다. 세단과 SUV의 강점을 조합해 날렵한 비율과 스포티한 인상이 공존하는 CUV 모델이다. 각각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RS/액티브(ACTIV) 트림 구성, 동급 경쟁모델과 비교해 합리적인 구성과 뛰어난 가격 경쟁력이 강점이다. 그 결과 사전계약 4일 만에 1만 대 계약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 국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번에 함께한 모델은 2024.5년식 액티브(ACTIV) 트림이다. 전용 디자인 패키지로 아웃도어 이미지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번 여정과 잘 맞는다. 지난 3월에는 상품성을 강화한 2025년식 트랙스가 출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레드 포인트로 강렬한 인상을 준 레드라인 트림이 신설됐으며, 글로벌 커넥티비티 서비스인 온스타(OnStar)를 국내 최초로 적용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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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와 계명산을 가로지르는 충주호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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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충주호다. 충주의 자연경관을 느끼기 더없이 좋은 장소다. 남한강 물길을 충주댐으로 막아 생겨난 인공 호수로 충주시는 물론 제천시, 단양군까지 걸친 상당한 크기를 자랑한다. 2013년부터는 마즈막재 주차장에서 시작하는 오솔길인 종댕이길을 개통해 충주호의 아름다운 모습을 천천히 걸으며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마찬가지로 마즈막재 주차장을 기점으로 펼쳐지는 충주호수로 역시 멋진 드라이브 코스다. 충주호 서쪽과 계명산을 양옆에 끼고 때로는 여유롭게, 때로는 역동적으로 달리기에 안성맞춤인 도로가 펼쳐진다. 길가에는 아직 떨어지지 않은 벚꽃도 간간히 보여 봄철 드라이빙 기분을 한껏 고조시켜준다.
고갯길은 보기보다 훨씬 굽이지며 이어졌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출력으로 벅차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보란 듯 시원하고 경쾌한 거동을 이어 나갔다. 1.2L 직렬 3기통임에도 터보차저로 출력을 높이고 무게는 덜어내며 최적의 균형을 찾은 덕이다. 진동을 최소화하고 승차감을 향상시킨 차체 구조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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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과 차박 명소 0순위 수주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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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달천은 속리산에서 시작해 괴산을 거쳐 충주 남쪽으로 흘러 들어오는 하천이다. 물 맛이 달아서, 수달이 많이 살아서 등등 이름에 대한 다양한 유래가 전해진다. 이곳을 흐르는 물은 굽이진 물길을 따라가다 남한강과 합류하며, 이후에는 서울을 관통해 서해 앞바다까지 뻗어 나간다.
이러한 물길 가운데 살미면과 대소원면 사이를 지나는 곳에는 그 유명한 수주팔봉이 있다. 마을에서 달천 너머를 바라볼 때 8개의 봉우리가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다양하게 깎인 바위가 물 위로 웅장하게 솟아있고, 갈라진 암벽 사이로 쏟아지는 폭포 줄기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넋을 잃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흔들다리 주변을 산책하며 폭포 줄기를 발아래 두고 여유를 느끼는 것도 수주팔봉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다.
이 때문인지 폭포 반대편 팔봉마을 자갈밭은 차박과 캠핑 명소로 특히 유명하다. 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달천 변이 개방돼 캠핑장으로 쓰이고 있다. 피크닉과 가벼운 물놀이를 즐기고, 지치면 가만히 앉아 물멍까지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단 최근에는 환경문제로 하루 120대까지만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차를 물가 바로 앞까지 가져가는 것도 금지되니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 이런 분위기에서 차박이 결정됐다면 어떨까. 우선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실내는 긴 휠베이스에서 비롯된 실내 공간과 유려하게 떨어지는 쿠페형 루프라인, 평탄화된 트렁크 공간이 특징이다. 두 명 정도의 사람이 가볍게 눕거나 걸터앉기에는 꽤 적당하다. 가족 단위로 활용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따르지만, 친구 또는 연인과 가볍게 놀러와 수주팔봉 같은 경관을 배경 삼아 휴식하고자 한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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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문화를 대표하는 탑평리 칠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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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관심이 많다면 충주는 방문할 가치가 더욱 높다. 삼국시대 때부터 치열한 국토 쟁탈전의 무대였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를 반영하듯 충주 곳곳에는 백제와 신라, 고구려의 유적이 골고루 남아있다. 8세기 후반 통일신라시대 때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탑평리 칠층석탑도 그중 하나다. 통일신라시대 당시 국토 중앙지점에 세워졌다고 하여 '중앙탑'이라는 명칭으로도 유명하다. 석탑의 소재지인 중앙탑면의 유래이기도 하다.
탑평리 칠층석탑의 높이는 약 14.5m로, 현재 남아있는 신라시대 석탑 가운데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한다. 신라 중원 문화를 대표할 만한 작품이라는 가치를 인정받아 1962년 국보 제6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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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과 막국수, 상상하기 어렵지만 기막힌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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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와 함께 경쾌하면서도 편안한 여정을 이어나가다 보니 어느덧 배가 고플 시간이다. 때마침 탑평리 칠층석탑이 위치한 중앙탑면이 의외의 맛집으로 유명하다. 바로 막국수와 시장통닭 스타일 메밀치킨의 조합이다. 여러 가게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집을 찾았다.
막국수와 치킨을 곁들인다는 것은 사실 많은 사람들에게 꽤 생소하다. 뜨겁게 튀겨진 치킨과 차가운 막국수의 조화가 쉽게 상상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기름지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차려진 음식을 먹기 시작하니 생각이 바뀌었다. 오히려 서로의 단점을 잡아줘 고소하고 깔끔한 맛이 극대화됐다. 메밀 덕분인지 다 먹은 뒤에도 속이 편안했다. 충주에 또 온다면 언제라도 다시 들러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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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사과로 만든 사과빵도 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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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기 전, 커피 한 잔과 후식을 곁들이기 위해 근처 유명한 카페로 발길을 돌렸다. 수주팔봉을 지나쳐 내려오는 달천 물길을 뒤쪽으로 두고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낮에는 이른바 '뷰 맛집'으로 통하고, 해가 지고 난 뒤에는 벽돌 건물에 조명을 쏴 멋진 야경을 자랑한다. 이러한 매력으로 카페 내부는 시간대를 불문하고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곳의 명물은 오리지널 샌드, 그리고 충주 사과를 사용해 만든 사과빵이다. 특히 사과빵은 겉반죽을 사과 모양으로 만들고 내부를 사과잼으로 채워 보는 재미와 새콤달콤한 맛을 동시에 잡았다. 마찬가지로 충주 사과를 사용한 사과파이를 비롯해 소금빵, 앙버터 샌드위치 등 다양한 맛과 모양의 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신이 '빵돌이' 또는 '빵순이'를 자처한다면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최근 높아진 관심과 함께 충주의 매력도 더욱 자세하고 다양하게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둘러본 명소 말고도 충주에는 무술공원과 목계마을, 탄금호, 수안보, 라바랜드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기간을 오래 잡고 다닌다면 제천이나 단양까지도 가볼 만하겠지만, 가족 또는 연인과 가볍게 떠나는 드라이브라면 충주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코스를 짤 수 있겠다.
chj@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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