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잠시 숨 고르기를 하듯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정원과 관련해 뚜렷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은 가운데 일부 전공의들이 단체로 행동에 나섰다.
전공의 집단은 15일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집단 기자회견을 열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 건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고소에 참여한 전공의들은 총 1362명이지만 기자회견문을 대표로 낭독한 분당차병원 전공의 대표를 필두로 약 20여명만이 현장에 참석했다. 이들은 검은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침통한 표정으로 등장했다.
울먹이면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정근영 전공의 대표는 수련병원장들에게 직권 남용을 해 전공의들의 사직서 수리 금지와 필수의료 유지명령,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것은 전공의들의 휴식권과 사직권, 직업 선택의 자유, 강제노역을 하지 않을 권리 등을 방해한 것으로 박민수 차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박 차관이 경질되기 전까지는 절대 병원에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조속히 박 차관을 경질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번 고소 진행 건은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과는 관계 없이 박 차관의 고소에 뜻이 있는 사직 전공의 1362명이 주도한 것이다.
이에 왜 갑자기 개별 전공의들이 행동에 나서는 것인지, 또 정부관계자 중에서도 박 차관을 콕 집어서 고소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지 쏟아졌다.
이에 대해 정근영 전공의 대표는 “이번 고소에 참여한 전공의 중에는 대전협 비대위원 몇 명도 속해 있다”며 대전협도 응원의 뜻을 보냈다고 답했다. 또 그는 실제 공수처에 제출할 고소장에는 조규홍 장관도 포함될 것이라며 비단 박 차관에 대한 고소만은 아님을 밝혔다.
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에 대한 질문에는 유독 말을 아꼈다. 특히 최근 박단 비대위원장이 SNS에 올린 글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히 생각을 밝히기보다 우리 사회가 너무 검열하는 시스템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며 애매하게 답변을 마무리했다.
이날 고소를 진행한 전공의들은 업무개시명령이 헌법에서 보장받을 권리를 방해했다고 하지만 의료법 제59조 지도와 명령에는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보건의료정책을 위해 필요하거나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또 고소장에는 조규홍 장관도 포함될 것이라고 했지만 의료법상에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보건복지부장관으로 돼 있다는 점에서 의문을 표한 날카로운 지적도 있었다.
무엇보다 전공의들의 급작스러운 집단 이탈로 의료공백이 발생한 것은 누가 봐도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오늘 자리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분위기였다.
더구나 정근영 전공의 대표는 기자회견 말미에 1300여명의 뜻을 모았지만 일단 기자회견문에는 개인적인 뜻이 더 많이 들어갔다며 과연 다수의 전공의가 의대정원과 관련해 정부에 불만이 있는 것인지 확신이 안 서게 하는 발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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