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뉴욕)=양봉수 기자] 제네시스가 지난 25일 뉴욕에 위치한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세계 최초로 네오룬 콘셉트를 공개했다. 네오룬 콘셉트는 GV90의 콘셉트 모델이자, 새롭게 추가되는 플래그십 SUV로 2024 뉴욕오토쇼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받은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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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빚은 궁극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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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룬은 새롭다는 의미의 Neo와 달을 뜻하는 Luna의 조합으로 지어졌다. 그래서 외장 컬러는 진한 푸른색(마제스틱 블루)으로 칠하면서도 후드를 비롯해 루프라인과 후면부 중앙으로는 검은색(미드나잇 블랙) 투톤으로 칠했다. 이는 실제 밤하늘은 짙은 어둠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사실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의도가 깔려 있다.
전체적인 형태는 매우 둥글둥글하고, 매끈하다. 지금까지 자동차 디자인은 굴곡을 강조하거나, 캐릭터 라인을 강조하는 등의 강조 포인트가 뚜렷했다. 하지만 네오룬은 라이트까지도 모두 바디 내부로 집어넣었다. 이를 위해서 레이저 번 기술이 처음으로 적극 도입되었는데, 덕분에 차량 바디를 손으로 만져봐도 전혀 튀어나온 곳이 없이 매끄럽고, 이런 요소들이 모여 네오룬만의 차별화된 디자인이 강조된다.
이렇게 매끄럽게 디자인을 한 이유에 대해 이상엽 부사장은 "자동차 디자인은 원래 전부 찰흙을 깎아서 디자인한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깎아낸 디자인과 조약돌처럼 수백 년, 수만 년씩 자연스럽게 깎인 디자인은 사람이 손으로 깎아낸 디자인과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 조약돌처럼 자동차에도 그런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네오룬은 필요할 때만 루프랙을 전동으로 펼쳐서 사용할 수 있고, 평상시에는 루프랙이 없는 것처럼 숨겨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체화된 램프 외에도 이음새 자체를 모든 부분에서 최소화해서 단차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도 극단적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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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멋을 자연스럽게 풀어낸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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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 디자인에서 스타일링과 기술, 비례가 강조됐다면 실내에서는 기술과 구조의 하모니가 돋보인다. 지금까지 출시된 차량 중에서 코치 도어를 적용한 SUV는 존재하지만, 네오룬처럼 B 필러까지 없앤 차량은 없다.
제네시스는 B 필러를 없애고 코치 도어를 적용한 이유에 대해 "개방적인 실내 공간을 제공하고, 실내외 디자인 혁신은 물론 승하차 편의성까지 극대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한국 고유의 환대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바로 이점이 제네시스가 철학적으로도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와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렉서스는 미국 진출 초기에 오히려 일본 브랜드라는 것을 숨겼고, 업계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독일 3사마저도 잘 팔리는 차를 만들 뿐이지, 고유의 멋을 담아낸 경우는 보기 드물다. 이런 상황에서 제네시스가 자동차에 한국의 멋을 표현하는 방식은 매우 세련되고, 놀랍다.
온돌 시스템을 차량에 적용한 것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차량 내부의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바닥, 시트백, 콘솔 사이드 등에 복사난방 필름을 부착해서 기존에 히터만 사용하던 것보다 따뜻하고, 덜 건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저전력 고효율 난방도 가능해서 기술적으로도 매우 진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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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의 강점을 극대화한 사운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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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룬에는 대화면 가변 디스플레이가 전면에 위치하고, 후석에서는 플랙스 디스플레이가 천장에서 펼쳐져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사운드 시스템이 압권인데, 트위터, 미드레인지, 우퍼, 서브우퍼 등의 스피커가 최적의 위치에 배치되었다.
스피커가 많거나, 좋은 음질을 제공하는 차량은 이미 존재하지만, 네오룬은 시작부터가 사운드에 진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네시스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스피커는 아키텍처가 완성된 다음 빈자리에 위치시키지만, 네오룬은 최상의 사운드를 위해서 아키텍처를 전면 수정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면의 크리스탈 스피커 스피커는 사용하지 않을 때도 디자인적인 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사용하지 않을 때는 크리스탈 오브제가 되기도 하고, 사용 중에는 스피커로 회전해 탑승객과 교감을 이루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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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네오룬, 양산해도 성공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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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가 공개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외에서 공개된 예상도는 G90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SUV로 제작된 정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네오룬 콘셉트가 공개된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 현장에서는 의외의 디자인에 많은 참석자들이 놀라며, 술렁였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디자인이었던 탓이다.
그런데 예상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점에 있어서 의외였다. 대부분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들은 GV80 보다 조금 더 큰 프리미엄 SUV가 공개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네오룬은 프리미엄이 아닌 럭셔리 모델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참고로 프리미엄이 고급이라면, 럭셔리를 사치스러운 것을 의미하고, 이를 정리하면 제네시스는 네오룬을 통해 프리미엄에서 럭셔리 브랜드로 한 단계 더 도약한 것처럼 느껴졌다.
경쟁 모델도 그동안 BMW X7이나 메르세데스-GLS 등이 지목되어 왔지만, 현 상황에서는 경쟁 모델을 논하기가 어렵다. 크기도 그렇지만, 전동화 모델인 데다, 디자인, 품질 등에 있어서도 그렇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가격대가 공개되어야만 비슷한 가격대 모델을 경쟁 모델로 볼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금으로써는 가격도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성공 가능성은 높다. SUV의 인기는 전동화 시장에서도 매우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고가의 SUV 인기도 여전히 높아서다. 게다가 전동화 모델의 취약점인 주행 가능 거리까지 말끔히 해결된다면 팔리지 않은 이유를 찾기가 더 힘들다. 또 해외에서는 한국의 멋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네오룬의 성공은 기대해 볼 만 한하다.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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