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계 여윳돈 51조↓…고금리·경기 침체 영향

가계의 여윳돈이 지난해에만 50조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계의 소득이 늘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158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조8000억원 줄었다. 순자금 운용액은 각 경제 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이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자 비용이 늘었다"며 "부진한 경기도 지속되면서 그만큼 가계의 소득이 늘지 않은 게 반영돼 여유 자금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지난해 자금 운용 규모는 194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8조8000억원 감소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에서 4조9000억원 줄었다. 반면 금융기관 예치금은 128조8000억원 늘었고 보험 및 연금 준비금(41조4000억원), 채권(25조5000억원), 기타(3조9000억원) 등에서도 증가했다.

지난해 가계의 자금 조달액은 36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8조1000억원 줄었다. 예금취급기관 차입이 2조원으로 전년 대비 44조4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비금융법인의 지난해 순자금 조달 규모는 109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8조5000억원 줄었다.

비금융법인의 자금 운용 규모는 30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7조1000억원 줄었다. 금융기관 예치금, 채권 운용이 순처분으로 전환되고 해외직접투자도 줄어들면서다.

자금 조달 규모는 140조4000억원으로 305조6000억원 감소했다. 금융기관 차입 및 채권 발행 등을 중심으로 줄었다.

일반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13조원으로 전년보다 21조원 축소됐다.

국외 부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41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소폭 확대됐다.

자금 조달액은 80조7000억원으로 29조6000억원 줄었다. 직접투자, 비거주자 발행주식 및 금융기관 차입 등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자금 운용도 39조3000억원으로 31조1000억원 줄었는데, 국내 예치금 인출이 확대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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