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마초 '부분 합법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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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마초 '부분 합법화' 논란

BBC News 코리아 2024-04-02 10:20: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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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리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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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에서 대마초 부분 비범죄화 법안이 가결되며 마르셀 리첼과 같은 시민 운동가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어떤 독일인들은 퇴근 후 맥주를 마십니다. 저흰 대마초를 피우고 싶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맥주의 나라’로 알려진 독일이 최근 친 대마초 국가에 한 발 더 다가선 가운데 대마초 합법화 운동가인 마르셸 리첼은 이같이 말하며 환호했다.

독일 당국은 4월 1일(현지시간)부터 대마초 사용을 부분적으로 합법화했다.

하지만 경찰 노조는 이번 법안이 현실적으로 미칠 피해를 경고하고 나섰다. 만우절(4월 1일)에 개정된 이 법이 경찰들에겐 절대 농담이 아닌 모양새다.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서 대안 문화의 중심지인 노이슈타트 지역에서 취재진은 리첼을 만났다. 사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규제가 완화되기 전에도 이미 공공연하게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던 곳이다.

그리고 이는 대마초 합법화를 외치는 이들이 내세우는 근거 중 하나다. 이미 수백만 명이 피우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비범죄화를 통해 암시장을 없애고 대마초 품질 관리가 개선될 것이라 주장한다.

중간선
BBC

새로운 규정의 내용은?

4월 1일부터

  • 18세 이상 성인은 공공장소에서 대마초 최대 25g을 소지할 수 있다
  • 1가구당 대마초 최대 3그루까지 재배할 수 있다
  • 그러나 학교, 스포츠 센터 및 “보행자 구역”이 보이는 곳에선 대마초를 피울 수 없다

7월 1일부터

  • 대마초 재배자 협회 혹은 ‘사교 클럽’은 최대 500명의 회원까지 구성될 수 있다
  • 이러한 협회의 회원은 18세 이상의 독일 거주인이어야 한다.
  • 이러한 협회는 철저히 비영리 목적으로 대마초를 재배하고 배포해야 한다
  • 현장에서 바로 대마초를 피울 순 없다
중간선
BBC

리첼은 오는 7월부터 개정될 법에 따라 대마초 재배자 협회 혹은 ‘대마초 사교 클럽’을 설립할 계획이라 말했다.

“일종의 대마초 원예 모임이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첼은 “대마초 사교 클럽에서 재배되는 모든 대마초는 암시장으로는 단 1g도 흘러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그렇기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마초 재배 현장
BBC
법 개정으로 성인의 경우 1가구당 대마초 최대 3그루까지 재배할 수 있다

이러한 사교 클럽은 네덜란드에서조차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암스테르담식 대마초 카페 같진 않을 것이다.

비영리 목적의 이러한 클럽은 완화된 대마초 규제를 즐기고자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막고자 실제 독일에 거주하는 이들만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이번 법안엔 여러 주의 사항 및 복잡한 내용들이 존재한다. 정치적 논란으로 당초 계획에 비해 희석된 셈이다. 타협 끝에 가결된 이번 법안에 대해 양쪽 진영 모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4월 1일 자로 독일은 ‘혼돈의 시기’로 접어들 것이라 경고하는 이들도 있다.

‘독일 경찰 연합(GdP)’ 소속 알렉산더 포이츠는 “암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알렉산더 포이츠
BBC
‘독일 경찰 연합’ 소속 알렉산더 포이츠는 범죄자 조직들이 이번 법 개정에 빠르게 적응하리라 우려했다

포이츠는 대마초 수요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생산 가능한 공급량을 빠르게 추월하리라 전망했다. 가정에서 대마초를 재배하기 위해선 인내와 관리가 필요하며, 대마초 클럽이 제 기능을 제대로 다 하기 시작하려면 최소 몇 달이 걸리기 때문이다.

아울러 장기적으론 범죄자 조직이 빠르게 새로운 상황에 적응해 이러한 클럽에 “침투”하게 될 것이며, 이는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큰” 일이 되리라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이번 법에 따르면 어린이 놀이터, 학교, 스포츠 센터 등의 시설에서 100m 이내인 지역에선 대마초를 흡연할 수 없다. 그런데 바쁘고 혼잡한 도시에서 합법적으로 대마초를 피울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도 노력이 필요한 일이 될 수 있다.

또한 1인당 대마초 최대 25g을 소지할 수 있게 되면 경찰이 어떻게 단순 소비자와 딜러를 구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 25g은 수십 번 피울 수 있는 양이다.

‘유럽 의사 상임위원회(CPME)’와 같은 단체에선 대마초가 중독성이 있는 물질로,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대마초를 피는 모습
Getty Images
일부 도시에선 합법적으로 대마초를 흡연할 장소를 찾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레이 왈리 CPME 부대표는 이번 조치로 인해 “대마초 사용 및 건강 관련 피해가 특히 청소년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히 18세 미만은 합법적으로 소지할 수 없기에 여전히 많은 청소년이 불법적인 딜러에게 의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독일은 대마초 비범죄화에 대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독일 당국에 따르면 2021년 설문조사 결과 전체 남성의 10.6%, 여성의 6.8%가 지난 12개월간 대마초를 1번 이상 흡연한 적 있다고 한다. 아울러 18~24세의 대마초 사용이 가장 흔했다.

비범죄화 찬성 운동가들
Getty Images
일부 정치인들이 이번 법 개정에 맞서겠다고 나선 가운데 비범죄화 찬성 운동가들은 여전히 운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흐트 대학에서 형법 및 범죄학을 가르치는 로빈 호프만 박사는 암시장을 없애거나 청소년 마약 문제를 예방하는 데 “진정으로 성공적인” 방법은 아직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마초가 완전히 합법화된 캐나다, 우르과이 등의 국가에서도 암시장 억제는 “아직 완벽히 달성되지 못한” 목표다.

호프만 박사는 “(암시장 억제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면서 “긴 여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번 부분 비범죄화 법안이 통과되는 과정도 절대 짧지 않았다. 좌파와 보수 진영이 팽팽히 맞섰다.

이번 법안은 보수적 성향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집권 아래 정체됐으나, 지난 2021년, 여야 3당이 연정 협정을 맺으면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메르켈 총리가 속했던 ‘기독민주연합당(CDU)’은 이미 다음 선거에서 집권 시 이번 법안을 다시 뒤집겠다고 공헌했다.

한편 리첼 또한 자신이 오랫동안 노력해온 끝에 이뤄낸 대마초 부분 비범죄화가 10년도 채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2년 정도 지속되다가 모든 게 끝나버릴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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