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 조심하세요”…‘갈등 시대’에 대처하는 예능 콘텐츠의 자세 [D:방송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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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조심하세요”…‘갈등 시대’에 대처하는 예능 콘텐츠의 자세 [D:방송 뷰]

데일리안 2024-04-02 06:51:00 신고

3줄요약

정치 풍자 ‘SNL 코리아’ 이어

사상 검증하는 ‘더 커뮤니티’·나락 겨냥한 ‘나락 콘텐츠’ 인기

“이 인물은 독립운동가일까요, 친일파일까요.”

역사 속 인물의 사진을 보여주며 던진 질문에, ‘나락퀴즈쇼’에서 문제를 풀고 있던 래퍼 언에듀케이티드키드가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 속 주인공은 안창호 선생님과 함께 신민회를 조직하고 항일 민족 독립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동휘로, “친일파”라고 대답한 언에듀케이티드키드는 물론 그의 매니저까지 고개를 숙이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그는 ‘가장 정치를 잘한 대통령을 3명 꼽아달라’, ‘랩을 가장 잘하는 래퍼 3명을 꼽아달라’라는 난감한 질문을 연이어 받아 웃음을 유발했다.

‘대혐오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세대 간 또는 성별 간 갈등이 뚜렷한 상황에서, ‘피식대학’의 나락 퀴즈쇼‘는 이를 예능적으로 풀어내며 현실을 꼬집고, 동시에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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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야의 원조는 정치인들에게 난감한 질문을 던지며 ‘풍자’의 재미를 선사해 온 ‘SNL 코리아’ 시리즈다. 현재 쿠팡플레이를 통해 공개 중인 시즌5는 정치인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총선 시기와도 적절하게 맞물려, 더욱 날 선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한 예로 나경원 서울 동작구을 국민의힘 후보가 출연한 회차에서는 ‘맑눈광이 간다’ 코너의 김 기자가 그에게 “최근 연속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에 대해 ‘이것’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이것’의 선택지로 1번 좌파, 2번 우파, 3번 대파를 제시한 바 있다. 최근 서울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것을 빗댄 문제였다. 추미애 경기 하남갑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 프로그램에서 “윤석열 정부를 탄생시킨 진짜 공신은?”이라는 질문을 받고, ‘체급 키워준 추미애 VS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문재인’ 중 문재인 전 대통령을 고르기도 했었다.

정치인을 넘어, 유명 유튜버, 연예인들에게 ‘아슬아슬한’ 질문으로 웃음을 끌어내는 콘텐츠들이 생겨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나락퀴즈쇼’에서는 유명 유튜버는 물론, 최근 회차에서는 그룹 빅뱅 대성이 출연해 출연해 “마재윤, 스티브 유, 혜민스님, 샘 오취리 중 가장 보고 싶은 유명인을 고르시오.”라는 질문을 받고 난감해했다. 게스트를 초대해 이렇듯 난감한 질문을 던지며 웃음을 자아내는 콘텐츠로, 정치관을 묻는 질문부터 ‘잼버리 사태는 누구의 잘못인가요’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드러내는 민감한 질문을 받고 당황하는 게스트들의 표정을 통해 웃음을 자아낸다. 앞서 언급한 빅뱅 대성 편은 29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유명 유튜버들이 출연한 이전 회차들도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대놓고 ‘사상 검증’을 표방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탄생했다. 최근 웨이브를 통해 공개된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는 정치, 젠더, 계급, 개방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극과 극 신념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선보이는 서바이벌로, 참가자들이 날카롭게 대립하면서도 토론과 설득을 통해 자신들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페미니즘, 동성애를 비롯한 여러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하면서, ‘민감하다’는 이유로 터부시되던 주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대화하는 재미를 느끼게 했다.

생각의 격차가 심화되면서 성별, 세대, 또는 정치 등을 둘러싼 갈등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심각한 논란으로 대중들의 비난을 받는 스타도 있지만 말 한마디가 큰 논란으로 번지는 사례도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다. ‘아슬아슬한’, ‘선 넘는’ 개그를 장점으로 삼는 예능 또는 예능인들도 더욱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상황에서, 이를 ‘역이용’하는 흐름도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세태를 적극 반영, 되려 웃음을 끌어내는 ‘나락퀴즈쇼’의 시도는 색다른 즐거움을 끌어내고 있다. 수백만의 높은 조회수는 물론, 타 웹예능에서도 이를 패러디할 만큼 뜨거운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다.

나아가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풍자의 의미를 강화한 ‘SNL 코리아’, 다툼이 아닌, 건강한 토론의 재미를 느끼게 한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처럼, 색다른 시도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긍정적인 사례도 이어진다. 어려움을 역으로 이용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한편, 나름의 의미도 끌어내는 쉽지 않은 일을 예능 콘텐츠들이 해내고 있는 셈이다.

물론 아슬아슬함을 앞세운 만큼, 더욱 신중한 접근도 필요하다. 대성이 출연한 ‘나락퀴즈쇼’의 최근 회차에서는 빅뱅 멤버들의 논란에 대한 민감한 질문은 배제한 한편, YG엔터테인먼트의 성장에 기여한 아티스트를 순서대로 꼽으라며 2NE1, 테디, 블랙핑크, 지누션을 언급하는 등 의미 없이 불쾌감만 유발하는 질문으로 빈축을 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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