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철 작가 14번째 전시 ‘전주를 기록하다’展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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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철 작가 14번째 전시 ‘전주를 기록하다’展 개최

브릿지경제 2024-03-31 09:15:48 신고

전주시 기록사진
허성철 작가의 ‘전주를 기록하다’ 전시작품.



“현재는 과거의 산물이라면 미래는 현재의 산물이다. 따라서 역사는 기록의 흐름이다.”

사진기자로 현장을 누비다 전업 사진작가로 활동중인 허성철 작가가 14번째로 ‘전주를 기록하다’란 주제로 작품전을 전주 숨갤러리에서 1일부터 20일까지 개최한다.

허성철 작가는 그간 카메라를 ‘창작의 도구’로 활용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접근방법이 다르다. ‘창조’가 아닌 ‘기록’이다. 카메라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재현의 도구’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도시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다. 사람사는 이야기를 담은 바구니지만 그 안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끝없이 진화하고 변해왔다.

허성철 작가는 ‘대한민국 문화관광도시 전주시’의 1990년대 중반 이후 변해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시간의 흐름 속에 당시 논밭이었던 곳은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바뀌었다. 구불구불 농로는 사통팔달의 도로가 시원스럽게 놓였다. 신흥 상업지구가 태어나기도 했다.

전북경찰청 인근 지역 개발
허성철 작가의 ‘전주를 기록하다’ 전시작품.



스마트폰은 현대인들의 신체 일부가 되어버린 세상에서 사진촬영은 사진작가만의 고유 영역이 아니다. 누구나 찍는다. 문제는 카메라로 무엇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에 따라 작품사진과 일상사진으로 구별된다. 하지만 기록이란 측면에선 동일하다. 결국, 카메라로 대상을 찍는 사람들의 인식과 관련이 있다. 순간을 기록할 것인가. 좀 더 긴 안목으로 접근할 것인가.

허성철 작가는 긴 호흡으로 시대변천상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그 대상지로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를 택했다.

눈에 너무 익어 사진이 될까? 멋들어진 그림이 아닌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일상으로 만나는 주변이 변해가는 모습을 담아왔다.

허성철 작가는 “그것이 미적인 사진은 아닐지라도 누군가는 이렇게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을 담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시간의 흐름과 변화상을 담아왔다”며 “거창하게 아카이브 작업이라 칭하지 않고 그저 살아 숨 쉬는 주변의 변해가는 모든 모습을 온전히 담으려 노력했다. 이 사진은 분명 소중한 사진으로 남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세월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전주 함대마을과 천잠로
허성철 작가의 ‘전주를 기록하다’ 전시작품.



1997년 무주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하면서 전라북도 특히, 전주는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간다.

허성철 작가는 이때부터 아중지구, 화산지구, 서신지구 등 전주가 변해가는 모습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 작업의 끈이 서부신시가지, 만성법조타운, 효천지구, 에코시티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신흥행정타운으로 변모한 ‘서부신시가지’와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변신한 ‘효천지구’ 두 지역을 중심으로 28점을 한지에 출력했다.

서부신시가지는 전북특별자치도청을 비롯하여 경찰청과 전주KBS, 전주세관, 중소벤처기업부, 선거관리위원회, 전주상공회의소, 농어촌공사, NH농협 전북본부, 금융기관 등 많은 관공서와 상업시설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지만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대한방직 주변으로 농지가 펼쳐진 한적한 시골 모습이었다.

작품에서 지금은 아파트단지로 변해버린 1996년도 마전마을, 삼천 주변과 (신·구)마전교, 대한방직, 우전초등학교 일대, 새롭게 이전한 경찰청, 철골로 모습을 드러낸 도청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포장도 되지 않은 2007년 봄, 허허벌판 효자로와 마전들로 주변 모습을 담고 있다.

전주 최고 번화가인 도청 주변에서 농사를 짓는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러나 전시장에서는 불과 십수년 전인 2009년에 도청을 배경으로 풀을 뽑고, 약을 살포하는 농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석산마을과 함대마을로 구성된 4000세대 이상의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선 효천지구는 2019년에 개발이 완료됐다. 복숭아꽃 만발한 과수원이었다. 효천교를 통해 삼천동 먹자골목을 오가는 그 일대가 석산마을이 있어 애틋한 서민들이 모여 살았다는 사실을 작품은 말하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 모습이다.

허성철 작가는 “새롭게 이주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오랜 세월 고향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을 카메라가 가지는 시간을 잡아내는 힘에 의지해 담아냈다”며 “도시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산과 들이 콘크리트화 되어가지만 그곳에도 사람들 온기와 사랑이 더해지면 뒷사람들에게 추억이라는 이름의 이야깃거리가 쌓이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허성철 작가는 변해가는 전주시의 모습을 제3자의 시선으로 담았다. ‘시간’이라는 힘을 믿고 기록하면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해석하기를 바라고 있다. 세월 위로 쌓인 많은 이야기가 또 다른 뭇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허성철 작가는 경희대학교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을 전공하고 전북일보 사진기자와 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13번의 개인전과 해외아트페어에 참가했다. 사진과 그림을 혼합해 자신을 이야기하는 포토페인팅 작업과 1990년대 중반 이후 전주가 변해가는 모습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전주=한성천 기자 hsc924@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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