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김우경 기자] 4·10 총선을 보름여 남겨둔 가운데 국민의힘이 전국에 있는 총선 출마자들의 선거사무소에 '범죄자·종북세력'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현수막을 게시하라고 긴급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윤재옥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명의의 '긴급 지시'로 지난 25일 밤 전국 시·도당에 '더 이상 이 나라를 범죄자들과 종북세력에게 내주지 맙시다'라는 문구의 정당 현수막을 게첩(내어 걸어 붙임)할 것을 전달했다. 이후 시·도당은 이를 각 후보자 선거사무소에 전했다.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도 전날 같은 내용의 정당 현수막 게첩을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문구는 그동안 국민의힘이 민생 문제 해결 의지를 담아 걸어온 '국민의힘은 일하고 싶습니다', '국민의힘이 육아부담 격차해소 합니다' 등의 현수막 문구와는 정반대되는 내용이었다.
이 같은 지시를 전달받은 수도권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중도층 이탈만 불러올 것', '여당이 정책 선거를 해야 하는데 종북 이념 타령을 하나'라는 불만이 제기됐고, 이런 우려가 지역 선대위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전에 일부 언론 보도까지 나오자, 국민의힘은 긴급 지시 하루 만인 이날 오전 현수막 게첩 지시를 거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젯밤에 현수막 시안이 내려왔다가, 다시 오전에 해당 문구 현수막을 걸지 않는 것으로 최종 지침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현수막 게첩 지시 철회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뜻으로 알려졌다. 26일 채널A는 한 위원장이 각 사무소에 내려간 "'종북세력에게 나라를 내주지 말자'는 현수막을 달라"는 지시를 철회하라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채널A에 따르면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해당 현수막을 걸지 말라고 결정했다"며 "(종북 현수막은) 할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더 좋은 말씀을 드려야 한다는 취지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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