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UN 안보리서 '가자 휴전' 거부권 행사 안 해…이스라엘에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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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UN 안보리서 '가자 휴전' 거부권 행사 안 해…이스라엘에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나?

BBC News 코리아 2024-03-26 12:11: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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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 정상회담
Reuters

지난 몇 주간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미국 고위 관료들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이는 방식에 대해 인해 인내심을 잃어가는 듯하다.

미 당국은 이스라엘과 국제 사회에 자신들이 느끼는 불쾌감을 전달하고자 점점 더 강경한 어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처음으로 통과됐다. 이를 허용했다는 건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더 이상 강경한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에 대한 외교적 보호 장치를 제거했다는 건 주목할만한 선택이다. 이는 백악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 벌어진 균열의 깊이를 짐작하게 한다.

한편 이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해 대응했다. 이번 안보리 표결에서 거부권 행사 대신 기권한 미국의 결정이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들을 석방하려는 전쟁 노력과 시도를 저해했다고 발언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최고 관료들은 조금도 은혜를 모르는 발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시온주의자라고 칭할 정도로 이스라엘에 깊은 애착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7일 공격 이후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정서적 지원은 물론 이스라엘이 필요로 하는 모든 군사적, 외교적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인질 구출 및 군사력을 동원한 하마스의 궤멸을 원한다. 그러나 바이든은 이스라엘이 이를 “올바른 방법”으로 해내길 바란다.

참혹했던 전쟁 첫 주, 바이든 대통령은 2001년 9월 11일 알카에다의 공격 이후 미국처럼 이스라엘이 분노에 눈이 멀어 행동해선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이스라엘을 찾아 하마스 공격으로 사망한 이들의 유가족을 만나는 한편 절대 편한 관계는 아니었던 네타냐후 총리와 포옹하기도 했다.

10월 7일 공격 이후 무려 6차례나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더불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민간인 보호 의무를 포함한 국제 인도법을 존중하라고 거듭 촉구하고 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첫 경고가 있었던 전쟁 초기,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민들에게 “강력한 복수”를 약속했다.

이후 대부분 민간인으로 이뤄진 팔레스타인 주민 3만 명 이상이 이스라엘의 무기 아래 사망했다. 대부분 미국이 제공한 무기였다.

가자 지구는 폐허가 됐고, 팔레스타인인들은 기근에 시달리고 있으며, 가자 지구 남부 라파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로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 자신이 건넨 조언이 무시당하는 상황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이스라엘은 언제나 국제 사회의 전쟁법을 존중하며, 가자 지구 주민들에게 향하는 인도적 지원을 차단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다.

그러나 상점마다 먹을 것이 가득한 이스라엘과 이집트에서 불과 몇 마일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아동들이 굶주림으로 사망하는 등 이스라엘이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증거는 계속 쌓이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는 가자 지구가 기근의 위기에 내몰렸다며 UN과 여러 원조 단체들이 제시한 증거들을 보고 있다.

우선 미국은 군을 투입해 공중에서 구호품을 투하하는 한편, 지중해와 맞닿아 있는 가자 지구 해안에 부두를 설치해 해상으로도 가자 지구에 물자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는 동안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북부에서 차로 고작 30분 거리인, 컨테이너선도 정박 가능한 현대식 항구인 아슈도드 항을 통한 소량의 물자 통과만 허용하고 있다.

이번 UN 안보리에서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 기간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한 미국의 결정은 이스라엘이 이렇게 행동하도록 용인했다는 비난을 의식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수십 년 만에 터진 최악의 중동 위기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을 네타냐후 총리가 격렬하게 거부한 직후 나온 결정이다.

미 당국은 이스라엘에 이들이 국제 사회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엔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안보리에서 통과된 결의안은 보통 국제법의 효력을 지녔다고 간주된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당장 이 결의안을 받아들일지를 결정해야 한다. 하마스와 UN 주재 팔레스타인 대표부는 해당 결의안을 환영한다고 밝힌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 정부는 극단적인 유대 국가주의자들의 지지에 기반하고 있고,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결의안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압박할 것이다.

그리고 네타냐후 총리가 실제로 결의안을 거부한다면, 미국은 이에 대응해야만 할 것이다.

만약 바이든 정부가 강력한 말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가용할 수 있는 가장 큰 수단은 무엇일까. 우선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현재 전쟁에서 사용 중이며, 라파 지역에서 지상전 확대 시 필요할 여러 군수품을 나르고 있는 거대한 수송기의 운행을 제한할 수 있다.

1948년 해리 트루먼 전직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독립이 선포된 지 11분 만에 이를 인정할 정도로 미국과 이스라엘은 깊은 동맹 관계를 맺고 있지만, 때론 이 동맹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때도 있다.

갈등은 주로 이스라엘이 미국 대통령의 바람을 거스르고, 미국 입장에서 미국의 국익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할 때 벌어진다.

사실 네타냐후 총리가 백악관을 이토록 화나게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 처음으로 총리직에 오른 이후 정기적으로 미국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러나 미국에 이토록 강하게 그리고 오래 저항한 적은 없었으며, 미국-이스라엘 동맹의 오랜 역사에서 가자 지구 내 전쟁이 거의 6개월간 이어진 지금만큼 심각했던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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