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라이브즈. 사진제공|A24
“주요 소재 인연, 식상” 반응도
25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6일 개봉한 ‘패스트 라이브즈’는 상영 19일째인 24일까지 10만 여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순위도 8위까지 급락했다. 반면 같은 날 개봉한 ‘가여운 것들’은 흥행에 불리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도 13만5285명을 모으고 신작 개봉에도 6위를 유지했다.
관객의 평가 역시 기대 이하다. 아카데미 후보작 대부분이 실관람객 평점 CJ CGV 골든 에그 지수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지만 ‘패스트 라이브즈’는 89%를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 네이버 영화 평점 역시 10점 만점에 7.6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해외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국내 개봉에 앞서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호평을 이끌었고 글로벌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도 95%의 신선도 지수(전문가 평점)를 받았다. 특히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등 미국 주요상 후보에 오르는 등 북미 언론과 평단에선 ‘역대급’ 극찬을 받았다.
북미와 상반된 국내 반응은 ‘이민자’ 소재에 대한 양국의 온도차에서 비롯됐다는 일부 시선이 나온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셀린 송 감독이 이민자로서의 경험과 정체성을 녹여낸 영화는 이민 때문에 헤어졌던 남녀가 20여 년 만에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민자의 나라’로 불릴 정도로 이민자 이슈에 대해 민감한 미국과 달리 한국 관객이 이런 영화의 내용을 받아들이는 태도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영화가 강조하는 또 다른 주요 소재인 ‘인연’에 대한 호불호도 갈렸다. 극중 주인공들은 한국어에만 존재하는 단어이자 고유 정서인 ‘인연’의 개념을 여러 번 설명하고 강조하는데, 일부 국내 관객은 국내 멜로에서 여러 번 다뤘던 해당 소재에 대해 식상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반면 셀린 송 감독은 “해외 관객들은 ‘인연’이라는 개념을 굉장히 흥미롭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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