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원윤지 작가] [술빵: 미술을 빵 먹듯 즐겁게] 미술은 곱씹을수록 단맛 나는 빵 같다. 프레임 너머로 들어갈수록 깊고 넓은 세계가 펼쳐지니까. 아티스트가 지나온 시간부터 작품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무궁무진 미술 이야기를 나누며 곁들이기 좋을 푹신한 빵도 추천한다.
벌써 봄꽃 축제 시즌이 다가온다. 가족과 꽃놀이 가는 길, 미술관도 스리슬쩍 가보면 어떨까? 필자가 직접 가보고 산책하듯 걷기 좋은 5곳을 선정했다. 북적이는 도심에서 살짝 비껴가 있어 한적함으로 즐길 수도 있는 곳이다. 나무가 많고 트인 공간을 따라 아름다운 작품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면, 겨우내 움츠러든 마음이 활짝 일어날지도 모른다.
❶ 단정하고 따뜻한 창 ‘장욱진미술관’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 @changucchin
“나는 심플하다”라는 화가 ‘장욱진’의 말처럼 가파른 언덕 위 단정한 형태가 돋보이는 미술관이다. 장욱진 작가의 호랑이 그림 ‘호작도’를 모티브로 한 건축으로, 흰 벽과 채광 좋은 유리창은 전시된 작품을 부각한다. 미술과 옆에는 작은 하천과 나무가 우거진 ‘조각 공원’이 있다. 독특한 야외 설치 사이를 거닐어 보며 그의 세계를 피부로 느껴봐도 좋겠다.
❷ 놀이공원 옆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경기도 과천시 광명로 313 @mmcakorea
5미터에 달하는 야외 조각 ‘노래하는 사람’이 관객을 한결같이 반기는 곳이다. 중심부에는 나선형 구조를 따라 1003대의 모니터로 이루어진 백남준의 ‘다다익선’이 하늘 높이 자리 잡고 있다. 두 대형 작품만 봐도 알 수 있듯 미술관의 규모와 범위가 널찍해 밀집된 도심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최근 고 이건희 회장의 컬렉션 중 한국 고대미술부터 유럽 현대미술까지 방대한 작품이 기증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곳이다. 대공원역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 들어갈 수 있다.
❸ 경희궁 뒤 비밀의 숲 ‘성곡미술관’
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 @sungkokartmuseum
경희궁 뒤쪽으로 얕은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주택가 사이 고즈넉한 미술관이 있다. 성곡미술관은 쌍용 창업자인 ‘성곡 김성곤’을 기념하며 생전 그의 저택에 자리를 잡았다. 전시관은 총 3개로 나뉘어 있으며 미술관 뒤쪽으로는 야외 조각 공원과 작은 숲이 있다. 질 높은 전시와 엄선된 작품으로 잘 알려진 곳으로, 관람 후에 숲속 벤치에 앉아 여운을 즐기기에 좋다.
❹ 사방이 트인 녹지 ‘스페이스K 서울’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8로 32 @spacek_korea
코오롱그룹의 ‘스페이스K 서울’은 마곡산업단지에 들어선 미술관이다. 서울식물원, 안도 다다오의 건축으로 알려진 LG 아트센터와 연결되는 루트로, 그야말로 가족과 나들이하기 좋은 코스다. 미술관의 건물 자체도 낮은 데다가 거대한 곡선으로 구성돼 있어 아늑한 울타리 같다. 유이치 하라코, 제이디 차, 도나 후앙카 등 최근 라이징 아티스트 위주로 전시를 꾸리고 있다. 컬렉터들이 주목하는 작가가 궁금하다면 스페이스K 서울의 전시 라인업을 유념해서 봐도 좋겠다.
❺ 바람이 통과하는 길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서울 노원구 동일로 1238 @seoulmuseumofart
‘모두에게 열려 있는 미술관’을 지향하는 만큼 좋은 전시뿐만 아니라 공간 자체와 동선이 인상적인 곳이다. 미술관 바깥과 안쪽이 고르게 통하도록 설계돼 있어 진입장벽이 낮고 산책로가 있어 굳이 작품을 감상하지 않아도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지하 3층부터 지상 3층까지 이어지는 건축과 야외 등나무문화공원, 중계근린공원이 바람이 통하듯 하나의 길로 이어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꿀팁 하나! 해가 질 무렵, 미술관 입구에서 시그니처인 ‘무지개다리’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어 보자.
이 글에 추천하는 ‘모닝빵’
우유 비중이 높아 질감이 부드러워 먹기 편한 빵! 취향에 따라 잼이나 버터를 발라 먹어도 좋고, 샌드위치를 만들기에도 좋다. 가지각색 미술관을 산책하기 전 가벼운 마음으로 모닝빵을 한손에 쥐고 나서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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