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핫플 도배된 SNS, 모방소비에 얇아진 1020 지갑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명품·핫플 도배된 SNS, 모방소비에 얇아진 1020 지갑

르데스크 2024-03-21 12:30:59 신고

3줄요약
[특별취재팀=조승열·고인혜 기자]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SNS 모방소비가 성행하면서 이를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명 인플루언서의 SNS에 공개된 호화스런 일상이나 값비싼 물건을 따라 구매하는 등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과시적 소비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타인의 소비 경험이나 평가를 통해 구매하는 모방 소비의 경우 충동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세대별 SNS 이용 현황에 따르면 청년들은 다양한 소셜미디어 중 인스타그램(31.5%)을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페이스북(28.6%), 카카오스토리(17.6%), 네이버밴드(13.3%), 트위터(7.3%) 순이다. 대부분 사진·영상 등 시각적 효과에 집중된 SNS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SNS 영향력과 함께 유명 인플루언서를 통한 구매가 MZ세대의 소비 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면서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NS 속에 등장한 호화스런 일상이나 값비싼 제품 등을 따라 구매하는 소비 습관이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서로의 일상과 정보를 공유하는데 그쳤던 SNS 플랫폼이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등 보여주기 위한 통로로 변질됐단 분석이다.

 

▲ [그래픽=김문우] ⓒ르데스크


SNS 인증을 위해 친구와의 만남이나 모임 장소로 유명 카페나 음식점 등 이른바 핫플레이스를 선호하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편하게 동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대신 SNS에서 유명한 맛집이나 가게를 찾는 식이다.

 

홍서희(27·여) 씨는 "요즘에는 동네 친구를 만나도 인스타그램에서 본 곳에서 만나는 경우가 더 많다"며 "동네 친구를 동네에서 만나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됐다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다른 곳에 갈 때는 꾸미고 가는 만큼 예전처럼 화장도 안 하고 편하게 만났던 게 그립기는 하다"고 말했다.

 

디올 성수 팝업스토어 앞에서 만난 임예나 씨(23·여·가명)는 "친구가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같이 오자고 해서 오게 됐다"며 "이왕 친구를 만나야 한다면 특별한 곳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라떼 한 잔에 2만원이라 잦은 방문은 금전적으로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SM 엔터테인먼트 광야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최진아 씨(21·여)는 "좋아하는 아이돌 굿즈를 친구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나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방문하게 됐다"며 "인터넷에도 팔지만 직접 와서 사는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나도 이곳에 왔다는 걸 SNS에 자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임 씨는 경험 삼아 한 번은 가볼만하지만 그 이상은 금전적인 부담이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라떼 한잔에 2만원인 디올 성수 팝업스토어. ⓒ르데스크

 

SNS에 올라온 값비싼 물건이나 명품 등을 구매하기 위해 무리하게 지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모방소비를 하다 계획에 없었던 과소비를 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현재 상황에 맞지 않아서 구매를 하지 않는다고 답한 청년들 중에서도 경제적 여건이 개선된다면 언제든지 구매할 거라는 반응도 나왔다.

 

드라이브가 취미라는 이상훈(29·남) 씨는 "나와 비슷한 또래가 SNS에 차를 구매했다는 피드를 올리면 무리해서라도 '중고차라도 한 대 뽑아야 하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결국 대출을 받고 수입중고차를 샀다가 1년 만에 다시 되팔아야 할 정도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적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엔 SNS에 차 사진을 올리며 기분 좋았지만 뒷감당이 안돼 포기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가족 중 명품을 자주 구매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사람이 있다고 밝힌 양진서 씨(25세·여·가명)는 "샤넬, 고야드 등 명품을 사고 자랑하는 글을 보면 솔직히 부럽지만, 아직 샤넬과 고야드를 구매할 정도의 재력은 뒷받침 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면서도 "당장 소비를 미룬 것일 뿐 재력을 갖추게 되면 언제든지 구매할 것이다"고 밝혔다.

 

"아이폰 14 쓰는데, 친구들 폰 보니까 제 폰 낡아 보여요"

 

▲광야(GWANGYA)에서 만난 최 씨는 친구들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사진도 찍고 자랑도 하고 싶어서 와보게 됐다고 했다. 사진은 성동구에 위치한 SM 엔터테인먼트 팝업스토어 광야의 모습. ⓒ르데스크

 

나이가 어릴수록 SNS로부터 받는 영향은 커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타인과 자신을 비교해 본인이 하지 못한 경험이나 갖고 있지 않은 물건을 보면 소외되고 뒤처진 듯한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래 친구 간 유대 관계, 소속감이 중요한 청소년인 만큼 외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평소 덕질이 취미라고 밝힌 곽다은 양(18·여)은 "SNS에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팝업스토어에 방문한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부럽다"며 "나만 못 가는 건 아닐텐데 혼자서 못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이 현장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인스타그램 하이라이트(개시로부터 24시간만 볼 수 있는 콘텐츠)에서 보면 소외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중학생 안소연 양(15세·여)은 "인스타그램에서 친구들 셀카를 보면 다 최신폰을 쓰고 있다는 것 같다"며 "아이폰 14를 쓰고 있지만, 친구들 따라 최신폰을 쓰고 싶어 부모님께 핸드폰을 바꿔 달라고 한 적 있다"고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NS에 영향을 받아서 소비를 하는 게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며 "오히려 SNS를 통해 올바른 소비를 배우게 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청소년기의 학생들은 친구들의 SNS를 보고 무분별한 소비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소비 가치관을 성립하고 올바른 소비 습관을 갖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르데스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