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법인차 전용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도입된 후, 고가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가 크게 감소했다.
1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2월 가격이 8000만 원 넘는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3551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등록된 8000만 원 이상 수입 법인차가 4793대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1242대 급감한 수치다.
올해 1월부터는 8000만 원 이상 업무용 승용차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하는데, 대상 차량의 판매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이는 일부 법인에서 고가의 '슈퍼차'를 법인 명의로 구입해 법인 임원 등이 사적으로 이용하면서 비판 여론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 이를 자율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다.
같은 가격 기준의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에서 법인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전체 등록된 차량 7516대 가운데 법인차 비중은 47%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2월은 전체 등록 대수 8455대, 법인차 비중 57%였다.
지난달 8000만 원 이상 수입차 중 법인차로 가장 많이 등록된 브랜드는 BMW로 등록 대수 1499대였다. 메르세데스-벤츠(1206대), 포르쉐(375대), 랜드로버(133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브랜드의 등록대수 중 법인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5~57% 사이였다.
지난해 2월의 경우 같은 가격으로 최다 법인차 등록 브랜드는 2326대(법인차 비중 69%)를 기록한 벤츠였다. 그다음으로 BMW(915대·법인차 비중 38%), 포르쉐(618대·법인차 비중 55%), 랜드로버(332대·법인차 비중 69%) 순이었다.
연두색 번호판의 정책 목적은 도입 초기인 올해 1~2월 어느 정도 달성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연두색 번호판을 부의 상징으로 여기는 흐름도 나타났다. 돈이 많으니 연두색 번호판이 부착된 차를 가질 수 있다는 인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당 3억 원을 넘는 초고가 수입차의 경우 개인 명의로 구매하는 건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법인 구매로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것을 훈장처럼 과시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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