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담] '농자천하지대본' 기원…농협회장 현충원 참배 '진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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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담] '농자천하지대본' 기원…농협회장 현충원 참배 '진의'는

아시아타임즈 2024-03-10 12:01:00 신고

[아시아타임즈=신도 기자] "농업·농촌·농업인과 농협을 위해, 새로운 대한민국 농협을 만들겠습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적은 방명록이다. 그의 방명록에서 위기 상황인 농촌을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강 회장의 현충원 참배는 역대 중앙회장의 '전통'을 계승하고 농업인을 위한 환경 개선을 다짐하는 측면에서 의의가 크다. 조상들에게 취임 일성 혹은 새해 다짐을 말하는 형식적인 자리가 아니라, 일명 '농촌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돌아보는 정성의 의미가 담겼다. 농협중앙회장직을 제대로 수행하겠다는 성찰의 자세도 포함됐다.

image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7일 농협 임직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헌화하고 참배했다. (사진=농협중앙회)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 회장은 7일 임기 시작 직후 농협 임직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헌화하고 참배하면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1월 열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제25대 농협중앙회장에 선출됐다. 당초 오는 21일 정기총회 이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이성희 전 회장이 임기를 15일 정도 앞두고 중도사퇴 의사를 표명하면서 강 회장 임기도 이달 7일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는 오는 11일 취임식과 비전선포식을 진행하고 본격적인 회장직 수행을 시작한다.

본격적인 회장직 활동 직전 이뤄진 강 회장의 참배는 사실상 어려운 농업 상황을 적극적으로 타개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강 회장 취임 직전 시기 농업 소득악화와 기후변화, 전염병 등 악재가 쌓이고 스마트팜과 같은 농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농업 사업이 등장하면서 전통 농업이 도전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은 지난 2022년 농가경제조사에서 농가소득은 전년(평균 4776만원)대비 3.4% 줄어든 평균 4615만원이라고 집계했다. 이마저도 농업소득이 아닌 농업외 소득 비중이 전체 소득의 41.6%를 차지한 1920만원으로 집계돼 가장 컸고, 본업인 농업소득은 전년(1296만원)보다 크게 줄어든 949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경제연구원도 지난해 개최한 '농업전망 2023'에서 지난 2021년 농업소득이 1105만원으로 20년전인 지난 2002년(1127만원)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고 지적했다. 안정적인 농업을 구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자조가 흘러나오는 실정이다.

강 회장의 현충원 참배는 농협의 애매한 태도 대신 위기에 처한 국내 농업에 농협이 적극적인 솔루션을 제시해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일익을 담당하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방명록에 농업·농촌·농업인과 농협을 위해 새로운 농협을 만들겠다는 다짐은 신임 농협중앙회장으로써 위기 의식이 반영됐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역대 농협중앙회장의 계보를 잇는 행보기도 하다. 역대 농협중앙회장은 새해나 취임 일성을 조상들에게 보고한다는 차원에서 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한국 농업의 보다 나은 미래를 기원해 왔다.

현재 확인되는 가장 오래된 기록은 지난 1983년 윤근환 전 농협중앙회장이 당시 국립묘지(현 국립서울현충원)를 방문해 참배한 것이다. 윤 전 회장과 120명의 농협 임직원들이 국립묘지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참배한 기록이 아직 남아있다.

이후 지난 2009·2014년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장도 시무식 이후 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에 대한 참배를 진행했고,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도 선출 직후 현충원을 찾았다.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장도 당선 이후 첫 공식일정으로 현충원을 찾고 참배를 진행했다. 이후 강 회장까지 기록상 40년 넘게 이어지는 농협의 중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를 볼때 농협에서 현충원을 찾고 참배를 진행하는 것은 일종의 전통으로 내려져 오는 중요한 행사임을 가늠할 수 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을 향해 농협의 핵심 대표로써 활동하게 됐음을 보고하고, 농촌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는 정성이 담긴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장의 현충원 참배는 이전부터 있었던 활동으로, 순국선열 등 조상들에게 새로운 농협중앙회장으로 당선됐음을 알리고 향후 활동을 다짐하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며 "비중은 줄었다지만, 아직도 국내 먹거리 생산과 유통에서 농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농자천하지대본의 의미를 되새기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활동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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