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전우주 기자] 국내 도로 분위기는 비슷한 차, 무채색 차체 등 전반적으로 건조하다는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개성있는 외관이나 색상을 가진 차가 적지 않게 목격되고 있다.
높은 인기를 얻지 못하고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지만, 여전히 도로 위에서는 귀여운 외모로 도로 위 활기를 불어넣는 차가 있다. 이 브랜드의 차주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ㅡ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와 차량 소개 함께 부탁드립니다.
ㅡ
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도에서 회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여성 운전자입니다. 이탈리아 피아트에서 출시한 SUV 500X를 운전하고 있어요. 차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제 차는 엄청 애지중지하며 타고 있습니다.
ㅡ
Q. 확실히 희소성 있는 차량이네요. 이 차를 선택하시게 된 이유는 뭔가요?
ㅡ
사실 제가 원해서 구입한 차는 아니에요. 원래 소유주는 저희 아빠였는데, 애초에 차량을 구입하실 때 제가 탈 것까지 생각하고 구입하셨다고 하셨어요. 사실 500X가 중년 남자가 타기엔 어울리는 차는 아니잖아요(웃음)
ㅡ
Q. 좋은 아버님을 두셨네요. 그렇다면 아버님께서 이 차를 고르게 된 기준이 있었을까요?
ㅡ
좋은 아빠이시긴 하죠. 그 차를 시세에 맞게 돈을 드리고 인수했으니까요. 싸게 주실거라 생각했었는데(웃음).
우선 구입하실 때 두 가지 조건을 우선시하셨다고 들었어요. 첫 번째 구입 조건은 디자인이래요. SUV의 디자인은 곡선 사용이 많지는 않죠? 하지만 제 차는 곡선을 많이 사용했고, 여성스러운 느낌과 SUV의 다부진 느낌이 적절하게 조합돼서 제 차만의 매력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거기에 베이지색 페인트를 사용해서 한층 더 매력을 키워주는 거 같아요.
두 번째 조건은 저의 안전이라고 하셨어요. 저희 아빠 말씀으로는 500X는 지프의 레니게이드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는 형제차라서 일반 소형 SUV보다는 튼튼할 거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운전할 때마다 사고 나도 죽지는 않겠다 고 생각하고 있어요.
ㅡ
Q. 생각보다 많은 생각을 하시고 구입하셨네요. 본인이 생각하시는 500X의 장점 무엇인가요?
ㅡ
음... 제 차의 장점은 힘이 세다는 점인 것 같아요. 소형 SUV 중에서는 높은 배기량을 가지고 있어서 고속도로를 주행하거나 오르막길을 올라갈 때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거기에 고속도로 주행할때 느낌도 꽤 편안하고, 연비도 잘 나와요.
두 번째 장점은 이 차의 유니크함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귀엽잖아요. 이런 외모나 보기 드문 브랜드같은 부분이 저를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개성이 되어주거든요. 모르는 사람과 대화를 할 때 대화 주제가 되어주기도 하고, 모르는 직장 동료나 얼굴만 알고 있는 사람이 제 차를 기억해 주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는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성있는 차를 타면 그만큼 특정되기도 쉽잖아요. "어디서 차 타고 가는 거 봤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운전을 험하게 하거나 법규를 어겨도 다른 차보다 눈에 띄기 때문에 교통법규를 잘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에 두 가지 이유 말고도 귀여운 디자인과 튼튼함에서 오는 안정감도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ㅡ
Q. 그럼 단점은 뭐가 있을까요?
ㅡ
우선 제 차는 장점보다 단점이 큰 차인 것을 먼저 말씀드릴게요.(웃음) 먼저 제 차 한정 이야기긴 하지만, 제 차는 가장 낮은 등급 흔히 깡통이라고 언급하는 '팝 스타' 트림이에요. 시트는 직물이고 에어컨은 수동이고... 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도 없어요. 그러다 보니 처음 운전하고 다닐 때 많이 힘들었었지만, 덕분에 운전 실력을 많이 키울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저희 오빠가 500X는 운전자를 키우는 차라고 하면서 웃던데 웃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장점이라고 얘기했던 출력이 도심에서는 단점으로 와닿아요. 기본적으로 배기량이 크다 보니 기름을 많이 먹어요. 그리고 가솔린이다 보니 유류비가 많이 든다고 할 수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저는 잘 모르겠는데 오빠가 차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말해줬습니다. 저희 오빠는 제가 차를 사기전에 6개월 정도 타고 다녔었는데, 차에서 잡소리가 많이 난다고 말하곤 했어요. 지하 주차장을 내려갈 때 찌그덕 거리는 소리가 나서 해결하려고 찾아보니 문 캐치에 절연 테이프를 감으면 조용해진다고 해서 오빠가 작업해 줬어요. 그리고 선바이저가 덜렁거려서 힘줘서 끼우니 홀더가 부러져서 오빠가 많이 당황했었다고 말하면서 국산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만듦새라고 하더라구요.
ㅡ
Q. 강렬한 단점들이네요. 더구나 피아트 하면 잔고장이 잦다는 선입견까지 있는데, 차주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ㅡ
피아트가 우리나라에서 철수하긴 했지만, 제 차는 지프 정식 서비스센터에서 정비를 받을 수 있어서 걱정은 하지 않아요. 오빠 말로는 형제차인 레니게이드가 500X보다 많이 팔렸다고 해요. 그래서 유지 보수도 앞으로 5년은 쉽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잔고장 같은 경우에는 500X가 첫차이다 보니 기준점을 찾기 어려워요. 그렇지만 확실히 국산차보다 부품 비용부터 공임비까지 전부 비싼 거 같아요. 출고 후 8년이 지난 지금 시점이라 조금씩 수리할 곳이 생기는데 비용 부담이 적다고는 말 못하죠.
ㅡ
Q. 최근 발생한 고장이 있으신가요?
ㅡ
최근에 시동을 걸면 드라이브 모드 변환이 안된다는 문구와 함께 경고등이 1주일 가까이 들어왔었어요. 그래서 서비스센터에 물어보니까 외부 주변 온도 센서에 문제가 생겨서 그렇다고 안내를 받았어요.
제가 주택에 살고 있어서 다소 가혹한 환경에 차가 노출되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고, 수리를 위해서는 사이드 미러를 교체를 해야 하는데 비용이 100만 원 가까이 들 거라고 들었는데, 많이 비싸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흔히 정비고수가 계신다는 샵에 문의를 해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수리가 가능하다고 해서 예약을 잡았는데, 날이 따듯해지면서 증상이 사라졌습니다. 동일한 증상이 발현되면 바로 수리를 받을 생각입니다.
ㅡ
Q. 마지막으로 500X를 운전하면서 겪은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ㅡ
제 얘기보다는 저희 오빠의 에피소드가 재미있어요. 오빠가 한창 제 차를 타고 다닐 때의 에피소드인데요, 오빠랑 오빠 친구 3명이서 점심시간에 커피를 사러 갔었데요. 골목에서 차를 몰고 나오는데, 반대쪽에서 다가오던 1톤 트럭을 운전하던 50대 아저씨가 여자가 운전하는 줄 알고 창문 내리고 엄청 욕을 했었데요.
그래서 오빠랑 오빠 친구들이 창문 내리고 쳐다보기만 했는데 차를 쳐다보면서 욕하던 아저씨가 욕 안 한 것처럼 시선을 돌리고 얼른 도망친 일화를 얘기해 줬어요.
그러면서 오빠가 "아무래도 여자가 운전할 확률이 높아 보이는 차인 만큼 운전할 때 조심하라"라고 신신 당부를 했었답니다.
ㅡ
Q. 네 그럼 마지막 질문을 드릴게요. "나에게 500X 란?
ㅡ
'애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먼저 '애'는 장점에서 언급한 유니크함과 안전함 그리고 이쁜 디자인이고 '증'은 낮은 연비와 수리비 때문에 애증이라고 표현을 해봤습니다.
하지만, 저의 첫 차로써 저에게 기쁨을 준 차이자, 제가 사랑하던 반려견의 마지막을 함께해 준 차로서, 앞으로 폐차할 때까지 잘 가꿔가면서 탈 예정입니다.
본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주관적인 견해가 포함되어 있으며, 오토트리뷴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jwj@autotribune.co.kr
Copyright ⓒ 오토트리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