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서울옥션은 ‘새의 조각가’로 알려진 조각가 이영학의 조형 세계를 돌아보는 회고전 ‘고요의 정원’을 이달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 지하 4층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영학의 10년 만의 대규모 개인전으로, 1980년대 초기작부터 근작에 이르는 다양한 조각 작품과 아카이브까지 총 200여 점을 소개한다. ‘물확’, ‘새’ 등의 시리즈 작품을 통해 최소한의 조형언어로 가장 한국적인 조각을 만들어 온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이영학의 대표작 중 하나인 ‘물확’은 과거 주춧돌이나 바닥돌로 쓰이다 버려진 돌덩이를 각지에서 찾아낸 뒤 그 속을 작가의 의도대로 파내어 쓰임을 더한 작품이다. 작가는 여기에 맑은 물과 이끼, 풀 등을 더해 쓰임이 다한 돌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 자연 원형에 최소한의 인공적인 손길이 더해져 새로운 생명이 탄생되는 과정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욕심과 번뇌를 버린 텅 빈 상태인 ‘귀허(歸虛)’의 개념을 전한다. 오래된 무쇠 도구와 연장으로 아름답게 비상하는 새의 모습을 탄생시킨 ‘새’ 연작 또한 특유의 절제미와 함축적인 표현을 잘 보여주는 작가의 대표작이다.
더불어 소녀상, 화강석상, 두상 등 이영학의 다양한 ‘인물상’도 선보인다. 특히 투박하게 거친 손맛이 강렬한 김수환 추기경, 소설가 박완서, 화가 장욱진, 중광스님 등 정재계 유명 인사들의 두상 작업도 만나볼 수 있다. 250여 점이 넘는 인물 조각상을 제작한 작가는 인물의 초상 위에 그들의 삶, 경험, 철학 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대상 인물과 꼭 직접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두상 작업은 인물상에 대한 이영학의 철학과 예술혼이 집약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옥션은 “이영학은 한국 현대조각을 대표하는 작가이지만 지난 1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우리가 잊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최소한의 조형언어로 자연과 인간의 본질을 담아내는 작가의 작업을 통해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간이 교감하고 소통하는 ‘고요의 정원’을 직접 체험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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