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특이사항 보고서』

이야기는 여느 날과 다를 것 없는 금요일 퇴근 무렵의 실업급여과에 복면을 쓴 테러범들이 들이닥치면서 시작된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에 종말이 조용히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윽박지르는 소리와 비명, 총성과 사이렌 소음으로 뒤섞인 혼란한 공간은 그곳에 있던 직원들에게 각기 다른 흔적을 남긴다. 이처럼 저자는 우리가 평소에 ‘보통’이라고 여겼던 것들을 특별한 시선으로 담아 보여준다. 현실 가장 깊숙한 곳은 보통의 삶이 지니는 특이점이 가득하다면서. 그리고 ‘삶에 닥치는 상실과 재난 앞에서 어떤 인간도 우아하고 견고하게 버틸 수 없’다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의 삶은 마음 먹은 대로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건 큰 욕심 없이 ‘보통’만을 원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저자는 상실에서 벗어나려는 방법으로 ‘연대’를 택하게 된다. 삶의 다양성을 받아들일 때, 저마다 가진 특이점에 귀 기울일 때, 작품 속 인물들처럼 극적인 연대의 희망을 확인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하면서.

■ 특이사항 보고서
최도담 지음 | 네오픽션 펴냄 | 272쪽 | 1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