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말레이시아 지하철역에 꽂은 깃발...삼성의 애플 놀리기?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기획] 말레이시아 지하철역에 꽂은 깃발...삼성의 애플 놀리기?

더리브스 2024-03-08 08:03:48 신고

3줄요약
[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삼성전자가 간만에 라이벌인 애플을 한방 먹였다. 애플이 말레이시아에서 첫 애플 스토어 개장을 준비하는 가운데 해당 매장과 연결되는 TRX역 전면을 삼성전자 광고로 도배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에 먼저 진출한 삼성전자의 인지도는 애플을 앞선다. 하지만 글로벌 인지도로는 애플이 만만치 않은 상대인 만큼 삼성전자가 보여준 이번 마케팅은 영민한 조치였다는 게 현지 반응이다.


TRX역의 새 이름


TRX 삼성 갤럭시역(TRX Samsung Galaxy Station). [사진=삼성전자 제공]
TRX 삼성 갤럭시역(TRX Samsung Galaxy Station).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로부터 1년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TRX(Tun Razak Exchange) 지하철역 이름을 ‘TRX 삼성 갤럭시역(TRX Samsung Galaxy Station)’으로 새롭게 바꿨다고 전했다. 이는 현지 지하철 노선도에도 반영됐다.

TRX역은 하루 평균 38만명이 이용하는 환승역이자 글로벌 금융회사와 대형 쇼핑몰이 위치한 핫플레이스다. 삼성전자는 이 지역에 이미 지난해 12월 쇼핑몰인 ‘Exchange TRX Mall’ 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삼성전자는 TRX역과 해당 역을 통과하는 지하철의 내·외부를 갤럭시 S24 시리즈와 갤럭시 AI 이미지로 꾸몄는데 여기에는 애플에 대한 견제 의도가 담긴 것으로 추정된다. 역 인근에 말레이시아의 첫 애플 스토어가 오픈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


malaymail 애플 스토어 TRX 기사. [사진=malaymail 캡처]
malaymail 애플 스토어 TRX 기사. [사진=malaymail 캡처]

애플은 삼성전자보다 말레이시아에 대한 영토 확장이 늦었다. 애플의 제품은 리셀러 매장과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었으니 점유율도 경쟁사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출하량 1위 탈환이 예상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초 애플은 자사 말레이시아 홈페이지에 전문가 및 직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또한 애플은 해당 역 부근인 ‘TRX 시티 파크’에 지난달 말레이시아의 첫 번째 애플 스토어를 개장할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소문만 무성했을 뿐 현재까지 매장을 오픈하지 않은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보란 듯이 TRX역에 자사 이름을 내걸었다. 이는 경쟁사 애플에 비해 삼성전자가 돋보이는 마케팅을 선보인 모습이다.

말레이시아 현지 누리꾼들은 역 이름을 바꾸고 자사 광고를 도배한 삼성전자의 행보에 “삼성이 애플을 놀리는 이런 방식을 사랑한다”, “영리한 대응이다”, “클래스가 다른 모욕 주기”라는 등의 반응이다.

이중 Yun Siang Long이라는 누리꾼은 경쟁자와 가깝게 전략적인 위치에 외부 광고를 싣는 건 과거에도 있었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역 이름에 대한 권리를 설정하는 일은 흔치 않다며 특별하다고 봤다.

또 다른 Olivia Siow라는 누리꾼도 애플이 역 인근 쇼핑몰과 계약을 맺어 삼성에 대한 광고물이 어디에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쇼핑몰로 가는 방향의 역 내부에 광고로 도배한 건 재치 있는 움직임 같다는 의견을 냈다.


삼성전자, 동남아시아 마케팅 강화


Olivia Siow의 게시글 [사진 = Olivia Siow 링크드인 캡처]
Olivia Siow의 게시글 댓글. [사진=Olivia Siow 링크드인 캡처]

삼성전자와 애플이 말레이시아에 적극 진출하는 이유는 IT 인프라가 점점 갖춰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글로벌 조사 기관인 Statist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오는 2025년까지 89.4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삼성과 애플은 이미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2월 삼성페이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로 애플 역시 지난 2022년 8월 애플페이 서비스를 말레이시아에 런칭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삼성 매장에 발도장을 찍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말레이시아 현지 시장에 관심이 많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삼성전자는 말레이시아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왔다는 설명이다. 앞서 태국 방콕의 중심지를 관통하는 지상철에도 삼성전자는 2022년 갤럭시 Z플립4 이미지로 내·외부를 랩핑하는 마케팅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태국에서도 사실 지난해부터 비슷한 걸 하고 있다”며 “지역적으로 특별히 의미가 있어서 선택했다기보다는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협업이 잘됐고 해당 마케팅 활동이 효과적일 거라고 판단됐기 때문에 진행했다고 봐달라”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애플을 의식한 전략이 아니었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사실 모든 회사들이 최적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기에 경쟁사까지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유동인구도 많다 보니 저희 나름의 전략을 가지고 현지에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찬욱 기자 pcw3712@tleaves.co.kr

Copyright ⓒ 더리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