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의 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삭막하게 느껴지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톡톡 튀는 신차를 내놨습니다. 주인공은 디 올 뉴 CLE 쿠페. 이 차는 기존에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모델인데요. 기존 C클래스‧E클래스의 쿠페‧카리브올레 모델을 통합한 모델입니다. 럭셔리 4도어 쿠페의 대명사인 CLS도 단종되면서 CLE 쿠페는 데뷔하자마자 메르세데스-벤츠 쿠페형 세단의 간판이 됐습니다.
이번에 시승한 CLE 쿠페의 최대 장점을 소개하라고 하면 '디자인'을 첫 손에 꼽고 싶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디자인으로 논란을 만들었었죠. 하지만 이번에 선보인 CLE 쿠페는 달랐습니다. 이리 뜯어보고 저리 뜯어봐도 흠잡을 만한 디자인 요소가 보이지 않았거든요.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의 후측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특히 전면부에서는 대형 '삼각별'의 존재감이 상당히 크게 느껴졌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라는 브랜드력에 '2도어 쿠페' 디자인이 더해지다 보니 차에서 내렸을 때 '하차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사람에게 딱 맞는 차종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2도어 특유의 길쭉한 운전석 도어를 열면 메르세데스-벤츠 특유의 화려한 인테리어를 만날 수 있습니다. 12.3인치의 디지털 계기판과 운전자 중심의 11.9인치의 중앙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요. 앞서 출시된 E클래스 풀체인지 모델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입니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기능적으로도 E클래스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그대로 녹아들었습니다.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CLE 쿠페에서는 유튜브, 애플뮤직, 앵그리버드, 틱톡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즐길 수 있고, 플로, 웨이브, 멜론 등의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도 지원됩니다. 특히 자체 내비게이션은 티맵의 실시간 교통정보를 받아 길을 안내하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국내 전용으로 개발된 '티맵 오토4'가 적용된다고 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의 실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큼직한 심장을 달고 있는 CLE 쿠페는 매우 민첩한 몸놀림을 보여줬습니다. 스포츠 모드로 설정하고 엑셀레이터에 발을 얹으니 마치 전기차를 타는 것처럼 재빠르게 튀어나갔습니다. CLE 450 쿠페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4초에 불과합니다.
특히 CLE 쿠페는 100km/h를 넘나드는 고속주행과 코너링에서 허둥거리지 않고 매우 안정적인 거동을 뽐냈습니다. 속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쏙 들만한 동력성능입니다.
또 인상적이었던 건 주행모드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CLE 쿠페의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스포츠 등 총 3가지인데요. 컴포트 모드의 CLE 쿠페는 E클래스 빰치는 부드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했고, 스포츠모드에서는 으르렁거리는 배기음과 함께 엑셀레이터 반응이 한층 빨라졌습니다. 특히 서스펜션이 컴포트 모드 대비 한층 단단해졌습니다.
에코모드는 직접 사용해보지 않았지만 복합연비인 10.9km/ℓ는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이번 시승에 다른 차량으로 함께한 기자는 약 90km 가량의 거리를 주행하면서 14km/ℓ대의 연비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48V 온보드 전기 시스템을 갖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의외의 효율성을 확보한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BMW보다 '운전의 재미'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이번 CLE 쿠페는 이 같은 선입견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의 센터페시아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저도 이번 시승에서 CLE의 안전시스템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는데요.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경고음과 함께 안전벨트가 '드르륵'하고 움직이며 주의를 줬습니다. 저는 경고 이후 즉각 속도를 낮췄지만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제동 토크를 올리고 긴급 제동도 한다고 합니다.
'운전의 재미'와 '하차감'을 느낄 수 있는 CLE 쿠페지만 다소 아쉬운 점들도 있었습니다. 변속 시 이따금씩 느껴지는 변속충격은 사람에 따라 불쾌할 수도 있겠고요. 실내 수납공간은 지나치게 부족하고 스마트폰 무선충전기의 위치는 매우 불편합니다. 또한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각종 버튼은 전부 터치방식이라 직관성이 다소 떨어집니다. 신형 E클래스도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는데, 차후에는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특히 2도어 쿠페 모델이라 2열은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협소한 2열은 헤드룸과 레그룸이 모두 부족해 성인 남성이 30분 이상 탑승하긴 어려울 듯한데요. 불편한 2열을 고려하면 패밀리카보다는 세컨카로 수요가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다만 초등학생, 중학생, 성인 여성이 탑승하기엔 충분한 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이지-엔트리 기능도 탑재돼 2도어 쿠페치고는 2열 탑승이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의 2열 공간. 사진=박경보 기자
2도어 쿠페 디자인의 멋들어진 CLE 쿠페는 누구나 꿈꾸는 드림카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력한 동력성능과 '삼각별'이 주는 하차감, 세련된 외관 디자인까지. 흔한 E클래스가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CLE 쿠페는 좋은 선택지가 될 겁니다.
6기통 3.0ℓ 엔진을 얹고도 1억원 미만의 가격표가 붙은 것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3월 중 출시될 CLE 200 쿠페를 고려해 봐도 좋겠습니다. 이번 시승차인 450 모델은 9600만원에 판매되지만 4기통 엔진인 200 모델의 가격은 7270만원입니다. 이는 E200 아방가르드(7390만원)와 비슷하고, 6기통 E클래스인 E450 익스클루시브(1억2300만원)보다 5000만원이나 저렴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 디 올 뉴 CLE 쿠페의 후면 디자인. 사진=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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