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더스] 왜 미국 경기는 꺾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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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왜 미국 경기는 꺾이지 않을까

연합뉴스 2024-03-02 10:3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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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 발표하는 파월 의장 기준금리 동결 발표하는 파월 의장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월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기준금리 동결 방침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재차 동결했다. 2024.02.01 passion@yna.co.kr

미국의 물가가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올해 1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2월 13일 발표)는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다. 시장의 컨센서스(기대치)는 2.9%로, 2021년 2월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가 컸으나 실제 발표치는 이보다 높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시장의 예상치였던 3.7%보다 높은 3.9%로 발표됐다.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통제 목표치인 2%에 도달하는 마지막 경로는 쉽지 않은 여정이 될 듯하다.

2022년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0.25%에서 5.25~5.5%까지 공격적으로 올리는 강력한 긴축 정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물가가 하방경직성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음에도 미국 경제가 왜 이렇게 강할까'라는 질문과 다르지 않다. 기준금리를 올려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긴축은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는 정책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경기를 적절한 속도로 둔화시켜 물가에 가하는 압력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긴축 정책의 목표다.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이유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미국 경제가 굳건히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금리 인상이 시작됐던 2022년 1.9%, 2023년 2.5%에 이어 올해도 1.7%에 달할 전망이다.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썼지만, 성장은 잠재성장률을 웃돌고 있다. 연착륙(soft landing)도 경착륙(hard landing)도 아닌 그야말로 노랜딩(no landing)이다.

IRA(인플레이션 방지법)와 Chips Acts(반도체법) 시행에 따라 미국으로 몰려드는 투자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지출이 미국의 경기 확장을 견인하고 있다. IRA와 Chips Act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이유도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막대한 보조금을 받기 위해 반도체와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면서 2023 회계연도 미국 정부의 GDP 대비 재정적자는 6.4%에 달했다. 엄청난 규모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의 GDP 대비 재정적자가 4%라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지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처럼 정부가 돈을 펑펑 쓰고 있으니 중앙은행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도 긴축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미국 경기의 확장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다.

소비와 고용은 견조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인플레이션의 억제 속도는 더딜 것이고,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는 빨라야 6월, 연간 금리 인하 횟수도 3~4회에 그칠 전망이다. 연초까지 시장의 컨센서스였던, 3월 인하를 시작으로 연 6회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은 너무 앞선 기대였다고 봐야 한다.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서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어려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하반기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2.25~5.5%, 한국의 기준금리가 3.5%로, 한미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미국보다 먼저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추기는 힘들다.

국내외 시장금리는 현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씩 연중 4회 인하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는 4.25~5.5%로 중간값이 4.375%가 된다.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는 만기가 하루인 초단기 금리다. 올해 2월 20일 현재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28%다. 수익률 곡선이 정상화되면 당연히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아져야 하는데, 미국이 기준금리를 4번 낮춘 수준보다도 현재 장기금리 수준이 낮다. 기업들의 자금조달이나 부동산 대출 등에 활용되는 장기 시장금리가 많이 떨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장기금리가 현 수준에서 크게 떨어지기 힘들다면 미국 기술주들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먼 미래의 이익 성장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형성돼 있는 기술주들에 높은 금리는 독이기 때문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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