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익비 1’ 완전적립식 제안
2006년생 이후부터 낸 만큼 돌려받아
“기간만 연장될 뿐 의미 없어”
현행 국민연금 제도로는 기금 고갈이 불가피해지자 세대 간 형평성을 고려한 ‘신(新)연금’ 제안이 나왔다. 현재까지 쌓은 국민연금이 2054년 소진될 가능성이 큰 만큼 미래 세대도 납부한 보험료를 받게 하자는 취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21일 미래 세대도 납부한 만큼 돌려받는 연금 제도를 내놓았다. 보험료율을 낮춰 낸 만큼만 받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연금 고갈 기간은 늦추겠지만, 미래 세대에 도움은 안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제도는 1988년 1월 도입했다. 초기에는 산업화 시대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소득 대체율을 70%로 설정했다. 보험료는 소득의 3.0%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KDI는 애초부터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는 상태에서 출발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후 여러 차례 재정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소득대체율을 40%까지 낮추고 보험료율은 9%로 올렸다.
국민연금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할 경우 적립 기금은 지난해 1015조원에서 2039년 최대 규모인 1972조원에 도달한다. 이후 점차 줄어들어 2054년엔 소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금 소진 이후에도 약속된 연금을 지급하려면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 보험료율 조정만으로 연금 지급을 감당하려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35%까지 높여야 한다.
문제는 앞 세대가 낮은 보험료율로 높은 소득대체율을 누린 반면, 미래 세대는 보험료율 인상을 떠안는다는 점이다. 이는 곧 세대 간 형평성 문제로 이어진다.
이에 KDI는 구세대와 신세대를 분리하는 ‘신연금’ 방식을 제안했다. 신연금 방식은 미래 세대에게 ‘기대수익비' 1을 보장하는 완전적립식이다.
KDI 방식을 적용하면 1960년대생 기대수익비는 2를 넘는다. 1974년생 기대수익비는 1.5 내외다. 2006년생 이후 세대부터는 기대수익비가 1이 된다.
개혁 이전에 납입한 보험료는 구(舊)연금 계정으로 분리된다. 구연금은 적립금이 쌓이지 않아 재정부족분(미적립 충당금)이 발생하게 되는 위험 부담이 있다. KDI는 이를 정부 재정으로 충당하자고 제안한다.
KDI는 신연금 방식으로 국민연금을 즉시 개혁할 경우 구연금 재정부족분의 현재가치는 올해 기준 609조원(GDP의 26.9%)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
KDI표 연금 개혁안에 관해 서울 소재 대학생 김 아무개(24) 씨는 “낸 만큼만 돌려받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더 이득일 것 같다”며 “결국 윗세대는 낸 금액보다 많이 받는데 과연 세대 간 형평성이 완화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기간만 늘어날 뿐, 과연 미래 세대가 국민연금을 받는 의미가 있을까”라며 “현재 국민연금제도를 봤을 땐 낸 만큼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차라리 적금을 붓지”…낸 만큼 돌려받는 미래세대 新연금 [세대분리 연금개혁안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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