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인터뷰] '파묘'서 신들린 듯 무당 연기한 김고은 "도망치고 싶은 순간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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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인터뷰] '파묘'서 신들린 듯 무당 연기한 김고은 "도망치고 싶은 순간 있었죠"

뉴스컬처 2024-02-28 00:05:00 신고

영화 '파묘' 김고은. 사진=BH엔터테인먼트
영화 '파묘' 김고은. 사진=BH엔터테인먼트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굿을 하기 전에 몸을 떨거나 목을 꺾는 것, 칼을 집을 때와 깃발을 뽑을 때의 행동, 징을 칠 때 채를 잡는 모습 등 '화림'의 행동 하나하나, 사소한 것에 더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영화 '파묘'에서 젊은 나이에도 대단한 실력과 카리스마를 내뿜는 무당 '화림' 역으로 열연한 배우 김고은이 이렇게 말했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다. 

최근 김고은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파묘'와 관련한 에피소드 외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파묘'가 개봉과 동시에 폭발적인 흥행력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김고은은 "감개무량하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수치여서 놀랍다. '서울의 봄'에 이어 한국영화가 힘을 받아서 극장이 더욱 붐볐으면 좋겠다"며 미소지었다.

김고은은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화림'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가 가진 포스를 어설프지 않게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후반부 '험한 것'이 어떻게 구현될까 상상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라며 "장재현 감독님 전작을 정말 좋아했다. 대본을 보면서 막연하게 상상했던 것들이 감독님 손길을 거쳐 좋은 장면으로 탄생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고은은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역시나 디테일이 너무 좋았다. 긴 런닝타임이 지루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며 웃었다.

특히 김고은은 기독교 신자임에도 '무당' 연기를 펼쳐 관심을 모았다. 이에 대해 "거부감 같은 건 전혀 없었다. 원래 오컬트 물을 좋아하고, '심야괴담회'를 즐겨 본다. 이런 역할을 저에게 맡겨 주신 게 오히려 반갑고 좋았다"며 웃었다.

김고은은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경문을 외고 퍼포먼스를 해야 했다. 진짜 신 받으면 어쩌나, 귀신을 보면 어떡하나 걱정했다"라며 "'심야괴담회'를 보면 너무 쉽게 귀신이 보이고, 한 번 보기 시작하면 계속 보이지 않나. 선생님께 '저한테도 그런 일이 발생하면 어쩌냐'고 물어본 적도 있다. 선생님께서 '걱정할 것 전혀 없다. 딱 보니까 귀신 못 본다'라고 그러시더라. '그렇다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파묘' 김고은. 사진=쇼박스
'파묘' 김고은. 사진=쇼박스

무엇보다 김고은은 '빙의'한 듯 섬세하게 '화림' 캐릭터를 소화해 몰입도를 높였다. 이는 김고은의 남다른 노력이 더해져 이루어진 결과다. 그는 '파묘'에 캐스팅된 이후 유명 무속인 고춘자 씨의 며느리를 선생으로 모셨다. 굿하는 모습을 직접 보러 다니면서 꼼꼼하게 관찰하고 연구했다.

김고은은 특히 경문을 외는 것이나 굿판을 벌이는 퍼포먼스 이상으로, 세세한 부분에 더욱 신경 썼다. 그는 "몸은 왜 떠는지, 목은 왜 꺾는지, 휘파람은 왜 부는 건지 선생님께 다 물어봤다. 제가 연기하는 모습을 영상통화로 보여주면서 확인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애초에 시나리오상에 없던 휘파람 부는 장면을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또 김고은은 "영화에 나온 대살굿은 현실에서 잘 안 한다더라. 실제로 볼 기회가 없어서 유튜브 동영상을 많이 봤다"고 덧붙였다.

'파묘'에서 대살굿 만큼이나 시선을 강탈한 하이라이트 장면이 있다. 화림이 혼을 부르는 장면이다. 김고은은 "처음 연습할 때부터 가장 어렵다고 느꼈다. '여기서 어설프면 끝이다'라고 생각했다"라며 "촬영 날이 미뤄지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도망치고 싶었다. 가장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파묘' 김고은. 사진=BH엔터테인먼트
'파묘' 김고은. 사진=BH엔터테인먼트

이어 김고은은 "실제 경문을 외는 선생님들을 보면 정말 멋있다. 음 타는 것도 예술이다. 진짜 '내공'을 통해 나오는 것인데, 제가 아무리 연습한들 될까 싶더라"라며 "애드리브가 많다고 한다. 그 애드리브가 진짜 어렵다. 그래서 결국은 선생님이 외신 경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했다. 그걸 노래처럼 통으로 외웠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방법이었다"고 했다.

이러한 김고은의 노력은 선배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최민식은 언론시사회부터 인터뷰까지 침이 마르도록 김고은을 칭찬했다. '파묘'의 손흥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와 관련해 김고은은 "괜히 하는 말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최민식, 유해진 선배와 함께한 '파묘' 촬영이 정말 행복했다. 현장에서 오랜만에 선배들과 교류했고, 깊은 정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김고은 "'묘' 터가 있는 오픈세트가 기장이었다. 거기서 두 달 정도 찍었는데 매번 여행 가는 기분처럼 느껴졌다. 현장에서 이렇게 많이 웃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웃었다. 감독님부터 선배들까지 모두 유머에 자부심이 있고, 욕심이 있으셔서 마가 뜨지 않았다. 정적이 흐를 때가 없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김고은은 "선배들이 칭찬을 직접적으로 안 하지 않나. 최민식 선배님께서 테이크 때마다 칭찬을 해주셨다. 현장에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됐고, 그 덕에 제가 과감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항상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셨다"며 웃었다.

김고은은 이번 '화림' 역처럼 쉽지 않은 캐릭터를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오히려 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런 유형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이 많지 않다. 또 그 역할을 따내기도 쉽지 않다. 더욱 다양한 역할에 저를 불러주시면 좋겠다"라며 "제 안에는 어떤 건 안 하고 싶고, 어떤 건 안 되고 그런 게 없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역할을) 단정 짓지 않는다"라고 했다.

또 "어떤 작품을 통해 배우의 모습이 각인되면 비슷한 결의 캐릭터가 계속 들어온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보이지 않은 모습을 끄집어내는 도박 같은 선택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제가 한계를 정해 놓으면, 실제로 한정적인 것밖에 할 수 없다. 그래서 어떤 역할이든 도전하고자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knewscor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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