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기준 59곳 중 10여곳 제출
마감 당일도 산은 "제출 독려 중"
PF사업장·태영건설 실사 관문
태영건설 부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 방안 제출이 더뎌지면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이 난항에 부딪혔다. 당초 PF 사업장 처리 방안 제출은 이달 11일까지였지만, 사업장별 처리 방안 협의가 쉽지 않아 한 차례 연장된 바 있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이달 말까지 처리방안을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앞으로 예정된 각종 의사결정 계획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관련 PF 사업장 59곳 중 산은에 사업장별 처리방안을 낸 곳은 지난 23일 기준 10여 곳에 그쳤다. 마감일인 이날까지도 처리방안을 제출한 곳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분위기다.
산은 관계자는 "처리방안을 제출한 사업장 개수를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면서도 "마감 기한이 오늘까지여도 법으로 강제하고 있지 않아, 아직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처리 방안에는 공사 진행이나 철수 여부, 자금 지원 방식 등 PF사업장별 워크아웃 계획이 담겨있다. 태영건설의 PF 사업장은 59곳으로 브릿지론 단계(18곳)와 본 PF단계에 들어선 사업장(42곳)으로 분류되고 있다.
제출 시한이 연장됐음에도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은 사업장을 유지할지, 대체 시공사를 선정할지, 추가 자금 지원 방안 등 복잡한 이해관계를 놓고 시행사와 대주단 간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브릿지론 단계 사업장의 경우 경매와 공매 방식으로 사업장을 정리하면, 후순위 채권자는 사실상 원금을 호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 본 PF 단계 사업장의 경우 추가 필요 자금 등 유동성 공급을 두고 얘기가 오가고 있다.
최대 PF사업장인 서울 마곡 CP4블록 사업장에서도 신규 자금 지원을 놓고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마곡 CP4구역에 지하 7층 ~ 지상11층, 연면적 약 46만㎡ 규모의 복합 시설 '원웨스트 서울'을 짓는 사업으로 준공을 위해 3700억원의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했다.
신한은행 등 대주단은 추가자금 3700억원에 대한 금리 수준을 9.5%로 제시했으나 태영건설이 과도하다며 반발, 연 8%대로 낮췄다. 대주단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처리방안을 지난 23일 산은에 제출한 바 있다. 다만 8%대 금리 역시 시행사와 합의가 완전히 되지 않은 수치로 논의를 더 해야하는 입장이다.
산은이 PF사업장으로부터 처리방안을 모두 받아도 회계법인으로부터 실사 과정이 남아있다. 각 사업장이 제출한 1차 처리방안은 산은이 선정한 회계법인으로부터 실사를 받은 뒤 이를 검토받아야 한다. 산은은 PF사업장 실사를 진행하는 곳은 안진회계법인, 태영건설 실사를 맡는 곳으로 삼일회계법인을 각각 선정했다.
PF사업장에 대한 실사 결과는 이번 달 말, 태영건설 자체에 대한 실사는 다음달 말 까지 나올 계획이다. 회계법인의 실사가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오는 4월 11일 최종 기업개선계획을 결의한다.
산은 관계자는 "PF 사업장별 처리 방안 제출이 늦어지면 전체 기업개선 계획 수립도 지연될 수 밖에 없다"며 "사업장별로도 비용이 증가하는 등 불리한 부분이 있다. 기한까지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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