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리그에서 10번째 패배를 당했음에도 에릭 텐하흐 감독은 당당했다.
2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6라운드를 치른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풀럼에 1-2로 졌다. 리그 4연승 흐름이 끊긴 채 리그 6위(승점 44)에 머물렀다.
이날 맨유는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홈에서 경기를 치렀음에도 전반 내내 좋은 역습 전술을 들고 나온 풀럼에 고전했다. 만약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의 선방과 골대의 도움이 없었다면 진작 실점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흐름이었다.
후반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후반 20분에는 선제실점까지 내줬다. 안드레아스 페레이라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캘빈 배시가 발리슛으로 연결한 게 동료를 맞고 돌아왔고, 이를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좋은 선방을 보였던 오나나가 막아내기에는 매우 빠른 슈팅이었다.
맨유는 이후 풀럼을 밀어붙여 후반 44분 동점을 만들어냈다. 왼쪽에서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올린 크로스를 베른트 레노가 미처 잡아내지 못해 공이 옆으로 흘렀고, 절묘한 위치에 있던 해리 매과이어가 이를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럼에도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실점을 당해 무너져내렸다. 후반 추가시간 7분 아다마 트라오레가 폭발적인 드리블로 오른쪽 수비를 허물고 공격 진영에서 알렉스 이워비에게 패스했고, 이워비가 좋은 터치로 각도를 만든 뒤 가까운 골문으로 공을 차넣었다. 오나나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득점이었다.
이로써 맨유는 리그 10패째를 당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PL 개편 이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끌던 21시즌 동안에는 리그 10패를 당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지만, 그가 은퇴한 이후 11시즌 동안에는 그런 경우가 무려 5번이나 있었다.
그럼에도 텐하흐 감독은 당당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 번의 패배에 얽매이지 말고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 그것은 매우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맨유가 장기적인 방향성을 잘 잡고 나아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텐하흐 감독은 라스무스 호일룬, 루크 쇼에 이어 카세미루까지 전력에서 이탈한 점을 언급했다. 이들이 복귀하고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코비 마이누, 오마리 포슨 등 뛰어난 유망주들과 함께 새 구단주인 짐 래트클리프가 첫 이적시장에서 데려올 선수들까지 더하면 텐하흐 감독의 큰 그림이 완성될 거란 계획이다.
텐하흐 감독은 “부상자들이 회복하면 팀 내 균형이 더 잘 잡힐 것이다. 이적시장에서도 선수단을 보강하고 좋은 선수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분명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뛸 수 있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매우 좋은 팀”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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