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스타그램
아시안컵 기간 중 축구국가대표 선배들에게 대들어 물의를 일으킨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런던으로 가서 주장 손흥민(32·토트넘)과 만나 사죄하며 용서를 구했습니다. 이강인은 동시에 선배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번 사과에 대해 손흥민과 국가대표 선배들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이강인에 크게 실망한 팬들이 이강인을 용서하며 다시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립니다.
이강인, "런던으로 가 손흥민에 사죄. 다른 선배들에게도 용서 구해"
이강인 인스타그램
2024년 2월 21일 이강인은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며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강인은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요르단전 전날인 지난 6일 저녁 손흥민 등 선배들에게 대들며 물리적으로 충돌했습니다.
둘간 만남은 언제 어떻게 이뤄졌나
SBS
주말 리그를 마친 뒤 19일쯤 이강인이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입니다. 손흥민도 런던으로 와 용서를 구하겠다는 이강인 입장을 일단 수용해 만남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 같습니다. 둘간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강인이 SNS에 강하고 분명한 문구로 용서를 구한 것으로 봐 조금은 긍정적인 대화로 마무리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14일 이강인이 SNS에 쓴 글에는 "팬들에게는 죄송하다"며 용서를 구했지만 대표팀 선배들에게는 용서를 구하지도, 미안하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형들의 말을 잘 따르겠다" "형들을 도와 더 좋은 사람,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만 적었습니다.
이강인 인스타그램
대리인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도 "이강인이 손흥민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리인은 "이강인이 조만간 SNS 등으로 직접 나서 사건 경위 등 입장을 표명할 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SNS 글, 입장문 모두 자기방어를 넘어 반격을 암시하는 내용으로 해석돼 비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이번에는 글로만 한 게 아니라 손흥민을 찾아가 사과했습니다. 그리고 일단 전화로 다른 선배들에게도 용서를 구했습니다.
왜 심경에 변화가 생겼을까?
이강인은 최근 극도로 위축됐습니다. 사태 초기만 하셔도 진상을 밝히는 등 정면대응도 검토했지만 팬들의 비난이 점점 거세지는 게 부담스러웠습니다. 자신을 광고 모델로 쓴 기업들의 차가운 반응에서도 큰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인스타그램은 자신을 비방하는 글로 도배됐고 1차 사과문을 지운 데 대한 비난도 더해졌습니다. 파리 생제르맹 구단이 이강인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강인 이미지가 실추될 경우, 생제르맹 구단의 아시아 마케팅에도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사과' 받은 손흥민, 이강인과 어깨동무하고 입 열었다
손흥민 인스타그램
이강인이 선배에게 격하게 대든 것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이강인이 아시안컵 충돌 전후 "대표팀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선배들에게 욕설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그래서 손흥민이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선배들 등 다른 선수들에게도 사과하라고 요구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손흥민은 21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조금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하려고 한다.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라며 "나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가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도 나의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 그리고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대표팀 내 편 가르기에 관한 내용은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다.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손흥민 대처가 정말 눈물나게 멋있네요.." ,"이제 잘 털어 내고 운동에 집중하세요~" ,"항상 응원해요... 캡틴쏜의 품격은 정말 누구보다 높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사랑해요 ... 진짜 우리의 GOAT..."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이걸로 모든 게 끝?
SBS
대한축구협회가 이강인에 대해 징계까지 내릴 지는 미지수입니다. 협회가 할 수 있는 징계는 국가대표 선발 금지 정도입니다. 대표팀은 다음달 21일, 26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전을 치릅니다. 일반적으로 대표 선발은 A매치 열흘 전에 이뤄집니다. 협회 또는 차기 감독이 최소한 이번 태국과 2연전에는 이강인을 선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극도로 위축된 이강인을 당분간 대표팀에 뽑지 않은 게 바람직할 수도 있습니다. 이강인으로서는 대표팀 동료들, 국민이 진정으로 용서할 때까지 리그에 집중하면서 자숙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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