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배우들의 열연으로 흥행에 성공한 ‘소풍’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노인 존엄사 등 사회적 화두 던져
韓 독립영화론 5년만에 20만 돌파
7일 개봉한 ‘소풍’은 상영 11일째인 17일까지 누적관객 23만3631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모았다. 한국 독립·예술극영화가 20만 명 관객을 넘은 것은 2019년 고아성 주연의 ‘항거: 유관순 이야기’ 이후 5년 만이다.
제작비 12억 원을 들여 만든 영화는 개봉 이후 줄곧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박스오피스에서도 같은 날 개봉한 조진웅·김희애 주연의 범죄스릴러 ‘데드맨’, 할리우드 액션 ‘아가일’ 등을 제쳤으며, 윤여정·유해진·김윤진 등이 주연한 200억 규모의 상업영화인 ‘도그데이즈’와 엎치락뒤치락하며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손익분기점 25만 명 돌파도 문제없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이 같은 성과는 영화가 그린 노년의 삶이 고령화 사회를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준 덕분이다. 고향인 경남 남해로 여행을 떠난 사돈이자 친구인 두 노인을 통해 여러 노인 문제와 노인 존엄사 등에 대한 사회적 화두를 던진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노년 배우들이 나오는 예측 가능한 뻔한 영화와 다르다”며 “지금의 사회문제점을 깊이 있게 다루기 때문에 (주인공들을 통해)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끼면서도 생각할 거리까지 던져준다”고 평가했다.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등 주연을 맡은 노련한 배우들의 열연도 영화의 흥행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멀티플렉스 CJ CGV 관객 분석에 따르면 감독연출, 스토리, 영상미 등 5가지 평가 요소 가운데 실관람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요소가 배우들의 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년 관객들에게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임영웅의 노래 ‘모래알갱이’가 엔딩곡으로 삽입된 OST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영웅 팬덤은 엔딩크레디트의 시작과 함께 흘러나오는 ‘모래알갱이’를 듣기 위해 영화가 끝난 후에도 엔딩크레디트가 끝까지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 자발적 영화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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