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잡은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지만 PBA투어 미래를 이끌 ‘20대 재능’으로 손색이 없었다. 1996년생 임성균(하이원리조트)이다. 시상식에서는 환한 미소로 선배를 축하해줬다.
임성균은 13일 새벽 경기도 고양 킨텍스PBA전용경기장에서 끝난 23/24시즌 8차전 ‘웰컴저축은행PBA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조건휘(SK렌터카다이렉트)에게 ‘끝내기 하이런9점’을 맞으며 세트스코어 3:4(5-15, 15-6, 15-5, 8-15, 15-6, 7-15, 9-11)로 졌다.
둘 다 PBA통산 첫 승을 두고 명승부를 벌였다. 임성균은 막판까지 조건휘를 몰아붙였지만 결승전 경험(프로원년 19/20시즌 2차전)이 있는 조건휘의 막판 집중력에 우승컵을 내줬다.
“이번 준우승 자양분 삼아 훌륭한 선수 기대”
하지만 임성균은 이번 대회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강민구, 4강에서 하나카드 주장 김병호 등 내로라하는 PBA강호이자 우승 경험자를 제압하며 결승까지 진출해 눈길을 끌었다. 7경기 289이닝을 소화해 에버리지 1.415를 기록, 이번 시즌 평균(1.279)을 크게 웃돌았다.
매탄고 출신(김태관이 1년 후배, 조명우가 2년 후배)으로 프로 원년인 19/20시즌 드림투어(2부)에서 데뷔한 임성균은 21/22시즌부터 1부무대에서 활동했다. 그해 5차전에서 8강에 오르는 등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엔 4차전까지 64강에서 탈락했고, 7차전까지는 32강에서 물러났다. 절치부심한 그는 8차전에서 잠재력을 터뜨리며 생애 첫 프로무대 결승전을 경험했다.
임성균은 “첫 결승이라 얼떨떨했는데,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며 “마지막에 7세트 6점을 치고 9-2가 됐을 땐 이긴 줄 알았는데, (조)건휘 형이 9점을 예술같이 쳐서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경기”라고 웃어 보였다. 아쉽지만 선배 조건휘의 한 방을 인정한 것이다. 만약 조건휘가 하이런9점을 치는 동안 난구 하나라도 놓쳤다면 주인공은 달라질 수도 있었다. 그만큼 승자 조건휘와 패자 임성균은 군더더기 없는 멋진 경기를 펼쳤다.
PBA투어에서 처음으로 큰 상금(준우승 3400만원)을 손에 넣은 임성균은 “통장에 넣어두겠다”고 웃으며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번 대회 때 운도 좀 많이 따랐다. 이제 마지막 투어도, 다음 시즌에도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올해 28세인 임성균은 19/20시즌 2차전에서 만 23세8개월 나이로 우승한 신정주(하나카드) 이후 4년 만에 ‘20대 챔피언’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그럼에도 한지은 용현지 등 20대 젊은피가 두드러지는 LPBA에 비해 매력적인 ‘영건’이 부족한 PBA에 그의 활약은 단비와 같다. 이번 준우승이 훌륭한 선수로 거듭나는 자양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차승학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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