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고통의 목소리들이 하루도 끊이지 않은 시대. 책은 현직 내과 전문의이자 의료인류학 연구자인 저자가 외국인노동자전용의원에서 만났던 환자들과 씨름하며 겪었던 희로애락을 담았다. 저자는 누군가에 의해 함부로 재단되어 목소리를 잃은 고통이 언젠가 나의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몸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능력이란 무엇인가. 몸과 마음, 삶과 죽음은 완전히 분리할 수 있는가. 질병과 죽음은 온전히 개인의 책임인가. 돌봄이란 무엇이며, 좋은 돌봄은 가능한가. 저자가 건네는 묵직한 질문들은 명쾌한 답을 제시하는 대신,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고 검토하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고통의 시대를 함께 건너는 징검다리다. 누군가의 고통을 해석하고 줄여보고자 하는 노력이 결국은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한 걸음 한 걸음 알려주는 단단한 징검다리 말이다.
■ 연결된 고통
이기병 지음 | 아몬드 펴냄 | 266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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