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세계적인 뮤지컬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만든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은 마치 ‘뮤지컬’이라는 이름을 빌린 ‘록페스티벌’의 현장과도 같다.
가슴을 울리는 중저음의 베이스, 도파민을 깨우는 날카로운 일렉 기타 그리고 심장을 뛰게 하는 드럼 사운드까지 관객들은 쏟아지는 록 스피릿에 저마다 검지와 새끼손가락을 펴고 열광한다.
2019년 이후 5년 만에 오리지널 배우들의 월드투어로 공연 중인 ‘스쿨 오브 락’의 중심이 되는 ‘음악’을 끌어가는 건 평균 나이 12.5세의 영 캐스트다. 갓 10대가 된 어린 배우들은 ‘권력자에게 맞서라’ ‘너도 이제 밴드야’ 등 가슴을 뚫는 시원한 록부터 발라드 ‘락은 어디로 갔나’, 오페라 ‘마술피리’의 아리아 ‘밤의 여왕’ 등을 노래하면서 제 몸만 한 악기를 연주하며 무대를 종횡무진 누빈다.
“악기를 제2, 제3의 팔·다리처럼 편하게 다룬다”는 협력안무 미카엘라 포웰의 말은 극 초반부터 증명된다. 어린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의외성에 한 번 놀라고, 그들이 선보이는 생생한 라이브의 묘미에 또 한 번 놀라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묘미다. 몸을 사라지 않은 열연을 펼치는 주인공 듀이와 아이들이 만드는 조화도 예술이다. 듀이 역의 코너 글룰리는 자신만의 표정과 호흡으로 아이들을 이끄는 지휘자 역할을 잘 소화해낸다.
작품은 록페스티벌의 흥겨움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스쿨 오브 락’은 잭 블랙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표면적으로는, 가진 거라곤 록에 대한 열정과 기타 뿐인 듀이가 삼류 록밴드에서 쫓겨나 명문 사립학교 ‘호러스 그린’에 위장 취업해 명문대 진학만이 꿈인 아이들에게 록을 가르치며 함께 진정한 꿈을 찾아 간다는 단순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작품의 서사는 그리 단조롭지 않다. 큰 줄기는 원작을 따라가지만, 뮤지컬은 듀이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인생을 더 깊게 다루면서 서사를 부여한다. 선생과 학생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성장 드라마, 아이와 부모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가족 드라마, 록을 통해 진짜 자신을 발견하는 음악 드라마까지 서사의 저변이 넓어지고, 덕분에 극의 메시지는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이 지점은 작품이 2015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으로 남은 이유이기도 하다. 다양한 서사로 이야기의 폭을 넓히면서 그만큼 다양한 관객층을 포괄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폭넓은 층을 아우르는 서사 위에 쇼의 재미, 교훈과 감동까지 붙잡으면서 뮤지컬의 공식에 충실한, 가장 뮤지컬다운 뮤지컬이다. 3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손바닥 뒤집듯"…이재명의 반복된 '번복', 정치권 신뢰 추락시켰다
- 요르단 꺾은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 한국 팬들 “다행이다”
- “아는 맛 노려라”…TV 콘텐츠의 새 문법 [D:방송 뷰]
- 지인에게 성관계 유도하고 '성폭행' 신고 협박...수억원 뜯어낸 20대들 실형
- 로또1106회당첨번호 '1·3·4·29·42·45'…1등 당첨지역 어디?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