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지난해 12월 5일 경기도 용인시의 한 무인점포.
가출 청소년인 10대 A군이 멍키스패너와 망치로 키오스크 잠금장치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잠시 후 잠금장치가 열리자 기계 안에 있던 지폐와 동전을 쓸어 담은 A군은 가게 밖에서 망을 보던 다른 10대들과 재빨리 현장을 벗어났다.
경찰 조사 결과 A군 등 8명은 SNS를 통해 알게 된 사이로, 일부가 가출한 상태여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무인점포 턴 10대 중학생 8명 검거…형사처벌 예정자세히
경찰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같은 달 7일까지 수도권 지역 무인점포를 돌며 21차례에 걸쳐 870만원을 훔쳐 달아난 A군 등을 특수절도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이들은 모두 중학교 2학년 학생들로, 1명 외에는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가 아니어서 형사 처벌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무인점포만을 대상으로 한 절도 사건이 증가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무인점포 절도 사건 발생 건수는 2021년(3월~12월) 698건이던 것이 2022년(1월~12월) 1천363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경찰의 무인점포 절도 관련 통계는 2021년 3월~2022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취합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전·이후 통계 자료는 없으나, 무인점포가 최근까지 우리 주변 곳곳에 계속 새로 생겨난 점에 미뤄보면 지난해에도 관련 범죄가 많이 늘었으리란 분석이다.
무인점포 절도 피의자 연령별 현황(2022년 하반기)은 미성년자가 104명(촉법소년 50명), 성인이 385명으로, 전체의 21.2%가 미성년자였다.
절도 외에 술에 취한 취객이 무인점포 내부를 난장판으로 만들거나 용변을 보고 달아나는 등의 사건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범죄예방진단팀(CPO)을 활용해 범죄에 취약한 무인점포를 선정, 순찰을 강화하고, 협력 단체의 합동 순찰 대상에 포함하는 등 예방에 힘쓰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무인점포가 늘어남에 따라 점주를 대상으로 경비업체 가입, CCTV 설치 및 각도 조정, 출입구 등에 있는 부착물 제거로 내부 시야 확보 등 자위적 방범체계를 갖출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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