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대량 학살이 100일째 이어지고 있는 오늘. 215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지금도 우크라이나와 시리아의 난민들은 여전히 갈 곳을 찾아 헤매고, 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벽을 쌓은 트럼프가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고 있다. 디아스포라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2024년, 재일조선인 학자 서경식 교수가 쓴
〈디아스포라 기행: 추방당한 자의 시선〉 개정판의 일독을 권한다. 재일교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구속된 두 형의 구명 활동과 함께 한국 민주화 운동을 펼쳤고, 〈시대의 증언자 프리모 레비를 찾아서〉 등을 집필했으며, 도쿄경제대에서 인권론과 예술론을 강의해온 서경식 교수의 저서는 동시대에도 유효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근대 이후 고아가 된 사람들인 프리모 레비, 시린 네샤트, 문승근, 잉카 쇼니바레 등이 펼쳐낸 예술 작품을 중심으로 W. G. 제발트의 〈이민자들〉을 연상케 하는 에세이를 쓰고 엮어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바깥에서, 소수자의 목소리로, 그 어떤 언어보다 또렷하게. 서경식 교수는 지난해 12월 별세했다.
Editor 이예지 art designer 김지은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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