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전남도립미술관은 새해를 맞이하는 첫 전시로 전남-경남 청년작가 교류전 ‘오후 세 시’를 오는 3월 24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교류‧상생‧협력’을 키워드 삼아 전남도립미술관과 경남도립미술관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전남과 경남 각각 일곱 명의 청년작가 14명 - 감성빈, 김설아, 김원정, 노순천, 박인혁, 설박, 윤준영, 이정희, 정나영, 정현준, 조현택, 최승준, 하용주, 한혜림 - 을 선정하여 두 지역 미술의 미래 세대를 소개한다. 신진작가에서 중견작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놓인 청년작가들의 회화, 사진, 설치, 영상 등 총 36점의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작가들은 내면에 존재하는 독특한 감성과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삶의 양상을 표현한다. 저마다의 예술세계는 제도와 관념이 세워 놓은 갇힌 영역들을 넘어 개별적이고 고유한 경험들을 드러내며 묻혀 있던 사물의 존재 그리고 일상의 의미를 새롭게 깨워준다. 그러한 관찰과 유연한 접근으로 탄생한 작품은 때론 단순해 보이거나 낯설고 불편해 보일 수도 있다. 지속된 변화의 시대 흐름 속 이러한 미술이 점점 일상에 밀접하게 느껴질 때, 더욱이 우리는 ‘연결과 확장’의 의미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관계가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되며, 또한 어떠한 형식으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가에 초점을 둔다. 전시를 위해 만난 열네 명의 작가들은 사전 인터뷰를 통해 서로 묻고 답하는 영상을 남겼고, 별도의 전시구성으로써 작가와 관람객이 온라인으로 만나는 ‘연결 공간’을 마련했다. 이는 전시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실천이 하나로 연결되는 방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소통의 지형도를 그린다.
전시의 부제인 ‘오후 세 시’는 예술가로서 보내온 지난 시간에 대한 존중, 그리고 앞으로 맞이할 시간에 대한 응원의 의미를 담았다. 인간 존재의 본질과 자유를 강조한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는 “오후 세 시는 뭔가를 하기에는 너무 늦거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 말했다. 그의 말처럼 오후 세 시는 보통의 하루 중에서 태양도 엉거주춤하는 때 어쩌면 아주 애매한 시간으로 집중력이 흐려지기 쉬운 모호한 때이기도 하다.
예술가로 수많은 고민과 생각을 안고 보낼 이 시간은, 황금과 같은 저녁 맞이를 위해 무사히 지나 보내야 할 그들의 중요한 시간일 것이다. 오후 세 시가 지난 네 시를 위해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전시의 문을 열었다.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