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성장세가 유럽을 앞지른 이유는 미국의 현금성 지원 확대와 같은 재정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간 미국은 이민 인구의 지속적인 유입으로 인공지능(AI)와 자율 주행 등 생산성을 높여 고령화 부담도 덜어냈다.
1일 한국은행은 'BOK 이슈노트'를 통해 "지난해 초까지 유로 지역 성장이 정체되고 미국의 성장률도 0.5% 정도에 그칠 예상이었지만, 미국이 지속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성장 격차 폭도 점차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3분기만 봐도 미국 경제성장률은 미국이 1.2%를 기록한 반면, 유로 지역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성장 격차의 이유는 단기적으로 △재정정책 △에너지 가격 충격 △교역 부진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은은 "미국의 경우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소비 증가세로 이어지면서 양호한 회복세를 견인했다"며 "유로 지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러·우 전쟁으로 인한 천연가스 수급 차질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경기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무역 개방도가 높은 유로지역은 수출 감소로 인한 경기 둔화 효과가 미국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1년 9월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팬데믹 대응 규모는 미국이 25.5%로 독일 15.3% 프랑스 9.6%보다 높았다. 미국은 경제 충격 지원금, 실업수당 확대 등으로 가계에 직접 현금성 지원을 많이 했다.
장기적인 면에선 생산성과 노동력 차이와 같은 구조적 요인도 작용했다. 특히 미국은 이민자들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1990~2016년중 미국 내 이민자의 인구 비중은 10% 정도였지만, 발명가 중 이민자 비중은 16%에 달했다. 특허 시장 가치 중 이민자가 출원한 특허 시장 가치의 비중은 25%였다.
한은은 "미국은 기술혁신 및 고숙련 인재 유치 등의 측면에서 우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유로 지역의 빠른 고령화는 노동 투입을 감소시켜 추세적으로 성장 격차를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지역 중위 연령은 1990년 33세에서 2021년 42세로 높아진 데 비해, 같은 기간 미국은 32세에서 38세로 높아졌다. 이에 유로지역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0~2019년 중 연평균 0.1%씩 감소하는 사이 미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연평균 0.5%씩 증가했다.
한은은 "유로 지역은 난민 등 이민자의 경제 활동 참가에도 인구 증가세가 거의 정체돼 있다"며 "인구 요인은 노동 투입으로 인한 성장기여도 격차 0.4%포인트(p) 중 상당 부분인 0.3%p을 설명해주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