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시 IRA 폐지 공약한 트럼프 당선 가능성 커져
리스크 줄이고 현금확보 가능한 권리매각 선택할 수도
[아시아타임즈=정인혁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IRA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인센티브 권리를 매각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 현재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배터리 기업에 셀 1킬로와트시(㎾h)당 35달러, 모듈은 45달러를 지급한다. 배터리 양극재나 음극재를 미국에서 가공할 경우 생산 비용의 10%를 보전한다.
이렇게 미국 정부로부터 수령하는 IRA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인센티브 권리를 LG에너지솔루션이 제 3자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IRA 보조금 지급 옵션은 직접 보조금을 받거나 향후 법인세 등 세금 감면을 통해 받을 수 있다. 또 IRA 인센티브 권리를 제3자에 매각하는 옵셥도 있다. 예를 들어 IRA 인센티브가 1조원이 예상되면 금융 기관 등에 5% 할인해 9500억원에 매각할 수 있는 옵션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 IRA 법에서 세액공제 인센티브는 매매할수 있는 선택사항"이라면서 "처음부터 회사에 선택권이 있는 만큼 신중히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가 AMPC 권리 매각을 고민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현금화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회사가 미국 현지 배터리 생산량을 결산해 AMPC 인센티브 신청 서류를 제출한 뒤 실제 보조금을 받기까지는 약 1년이 걸린다.
또 올해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도 변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AMPC를 통해 자국 내 투자를 늘리며 일자리 창출 등 내수 시장 내 큰 효과를 봤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 폐기와 내연기관 자동차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전기차·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 투자를 확대한 한국 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리 AMPC 권리를 매각하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셈이다.
GM과 합작한 오하이오·테네시 공장과 단독으로 운영하는 미시간 공장 등을 운영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조7000억원, 2025년 3조3000억원의 AMPC 인센티브가 예상된다. 현재 미국 조지아 1·2공장을 가동 중인 SK온도 올해 8300억원, 2025년 2조7000억원의 AMPC 혜택이 전망된다. 2025년부터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을 가동하는 삼성SDI도 보조금 혜택이 2025년 4000억원, 2026년 8000억원, 2027년 1조6000억원 등으로 점차 늘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오하이주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 1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태양광 업계에서 성공한 사례가 있다보니 다른 업계도 적극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옵션이 됐다"면서 "매각 옵션을 선택하는 이유는 재무적 상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 당장 현금이 필요해서 일텐데 재원 확보를 위해 좋은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 1분기 생산 보조금을 제외하면 영업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8조원, 영업이익 3382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AMPC 혜택 2501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881억원으로 쪼그라들고 영업이익률이 1.1%에 그친다.
배터리뿐만 아니라 태양광, 풍력 등 AMPC 인센티브를 받는 신재생 에너지 기업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태양광 업체 퍼스트 솔라(First Soalr)는 지난해 12월 태양광 모듈 판매로 모은 최대 7억달러(약 9366억원)의 AMPC 인센티브 권리를 금융결제업체 파이서브(Fiserv)에 매각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조원 수준의 AMPC 인센티브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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