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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파 속 라이더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연합) |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점주들의 ‘이중가격’에 소비자 분노가 커지고 있다. 음식점주들은 배달앱 수수료가 오르고 배달비 부담이 커져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배달앱 업계는 지난 3년간 인상한 적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34개 음식점 1061개 메뉴의 배달 앱 가격을 조사한 결과, 58.8%에 해당하는 20개 음식점에서 음식의 매장 가격과 배달 앱 가격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61개 메뉴 중 529개(49.8%)는 배달 앱 가격이 매장보다 비쌌다.
또 지난달 경기도청이 도내 1080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배달앱과 매장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39.4%인 426개 업체에서 가격 차이가 있었다. 가격이 다른 업체 중 91%는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더 비쌌고, 최소 70원에서 최대 8000원까지 비쌌다.
소비자들은 동일한 음식의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른 점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직장인 김모(남·33)씨는 “배달비까지 받으면서 왜 매장가격보다 배달비를 더 비싸게 받는지 모르겠다”며 “심지어 배달비 없이 포장으로 결제하려해도 금액이 1000원 더 비싼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주들은 포장재료 값과 배달 앱 수수료 부담이 커 각격을 다르게 책정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배달비 수수료는 물론 가격을 올려 주문받더라도 매장 주문과 수익이 다르다”면서 “종이상자, 비닐 포장 등 이중삼중 포장에 수저·포크·티슈 여유분까지 더 챙겨보내면 포장값이 이중으로 든다”고 토로했다.
점주들이 ‘이중 가격’ 책정 이유를 수수료 탓으로 돌리자 배달앱 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3년간 배달비와 수수료는 변동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민의 자체배달 ‘배민1’은 지난 2021년 이후 6.8%의 수수료가 유지되고 있다. 기본형 기준 쿠팡이츠(9.8%)와 요기요(12.5%)도 변동이 없었다. 배달비 역시 배민1 6000원, 쿠팡이츠 5400원으로 서비스 초기부터 현재까지 동일하다.
더욱이 배달앱 업계는 점주들의 이중 책정 가격으로 배달 주문 수요가 줄어들까 염려하고 있다. 실제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주요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결제추정금액과 결제자 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배달 주문 결제액 추정치는 1조5800억원으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배민은 ‘매장과 같은 가격’ 배지 제도를 시행 중이다.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과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검색 필터를 통해 배달비가 낮은 식당의 노출 빈도를 확대하고 있다. 또 업주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해 주문금액에 따라 배달팁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쿠팡이츠는 업주 배달비 최소금액 설정, 세이브배달 등을 도입했다.
이에 외식업계 일각에서는 배달 플랫폼들과 점주가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양측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본사가 직접 나서 배달과 매장 음식가격 책정을 관리하는 등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 관계자는 “공식 홈페이지와 매장, 배달앱 모두에 가격 차이를 고지해 동일 제품의 가격 차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일부 매장에서 과도하게 가격을 높여 판매하는 것을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 관리하여 공정한 시장질서 안정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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