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우성 "데뷔 30년만에 천만 배우...영화계 성찰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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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우성 "데뷔 30년만에 천만 배우...영화계 성찰 있어야"

아시아투데이 2024-01-28 11:36: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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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데뷔 30주년에 천만 배우가 됐다. /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아시아투데이 김영진 기자 = "데뷔한 지 30년만에 천만 배우가 됐어요. 오롯이 관객들이 만들어준 거죠."

배우 정우성은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정상에서 활동해왔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 '서울의 봄'을 통해 '천만배우'라는 특별한 타이틀도 얻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최근 서울의 봄 천만 관객 돌파를 기념해 무대인사를 했어요. 관객들이 만들어준 거라 생각해요. '우리가 영화를 잘 만들어서 천만이 됐어'라는 생각보다는 결핍된 정서를 찾고자 하는 대중들의 욕구를 '서울의 봄'이 채워준 것 같아요."

정우성에게 축하할만한 일은 또 있다. 최근 종영한 지니TV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를 통해 멜로 드라마 주인공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은 것. 그가 멜로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나선 것은 '빠담빠담…그와 그녀의 심장 박동 소리' 이후 11년 만이다.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1995년 방송된 일본 드라마가 원작이다. 원작에선 남자주인공이 30대다. 그러나 국내 드라마에서는 정우성의 실제 나이에 맞춰 주인공의 연령이 40대가 됐다. 정우성은 이 작품을 위해 약 5개월간 금주를 하고 회식도 갖지 않았단다.

"철저하게 정우성의 물리적 나이를 인정하고 거기에 맞는 사랑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연령은 올라갔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나이와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조건과 환경이 되면 느끼는 감정이죠. 어릴적 사랑은 자신의 감성의 100%를 넘어서는 충실함이 있지만 나이가 들면 사랑에 대한 감정에 이성적인 생각도 개입하죠. 이런 차별점을 생각하며 연기에 임했어요."

정우성이 연기한 차진우는 청각장애를 가진 화가다. 무명배우 정모은(신현빈)과 만나며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사랑에 빠진다. 말을 하지 못하니 수어로, 또 표정과 제스처로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다른 작품보다 대본을 보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대본에서 수어가 표현하는 단어들만 남기고 문장을 줄여나갔다. 또 수어 어순에 맞게 대사를 다시 외웠다.

"저보다 상대 배우들이 훨씬 힘들었을 거예요. 음성 언어의 문법으로 이야기 하면서 수어를 같이 해야 했으니 나보다 훨씬 정신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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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화가 차진우를 연기했다. /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정우성은 원작을 인상깊게 보고 13년 전에 판권을 샀다. 당시 인터넷이 급격히 발달했다. 실체가 없는 이야기들이 많이 떠돌았다. 그는 소리 없는 소통을 통한 큰 울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단다. 당시엔 남자주인공이 3회쯤 말문이 틔이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다. 자신이 생각한 주제와 어긋난 제안에 판권을 사둔 채 드라마를 선보일 시기를 기다렸다고 했다.

"과거에 멜로극이라고 하면 꼭 '팀장님'이 등장하곤 했어요. 천편일률적인 사랑 이야기가 나오고요. 그런 것에 반감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일상 속에서 관계가 갖는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들도 많은데 말이죠. 드라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장르에요. 사유나 사고의 시간은 빨리 줄일 수 없어요. 세상을 바라보고 상대를 생각하고 서사가 천천히 이뤄져요. 그런데 어느 순간 빠른 해답과 해결만을 찾고 짧은 동영상을 원하는 시대가 왔어요. 저는 모든 게 한쪽으로 치우치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누구든지 스스로 사유의 시간은 여유있고 느려야 한다고 봐요. 그런 의미에서 '사랑한다고 말해줘' 같은 드라마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장르에요."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 신드롬을 일으켰던 ENA 채널에서 전파를 탔다. 정우성은 자신이 출연했던 영화 '증인'의 문지원 작가가 참여한 '우영우'를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최근엔 영화나 드라마가 대중들이 좋아하는 코드를 규정 짓고 '이런 것을 좋아할 거야'라며 오히려 시청자나 관객을 선입견 안에 가둬놓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영우' 같은 작품이 나왔을 때 '대중들도 이런 작품을 좋아하네?'라며 깜짝 놀라는 거죠. 거기서 용기를 얻었어요. 새로운 장르가 나오는 발판이 됐고요."

정우성은 영화 '보호자'로 연출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영화 산업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K-콘텐츠가 각종 해외 시상식에서 수상 하고 인기를 끄는 요즘 관련 업계가 앞날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봄'으로 천만 배우가 됐지만 영화 산업이 안정화 되려면 300만에서 500만 관객을 동원하는 영화가 더 많이 나와야 해요. 업계의 노력이 필요해요. 물질적인 이익을 위해서 뻔한 장르의 작품을 재생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이 정도면 괜찮아'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과거와 비슷한 작품을 만드는 것도 지양해야 해요. 내부적인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고 더욱 많은 고민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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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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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지니, 스튜디오앤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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