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인구 1500만 시대, 영화 '도그 데이즈'가 특별한 단짝 때문에 엮이게 된 사람들의 기분 좋고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전한다. 온 가족이 설 연휴에 함께 즐길 수 있는 무공해 영화로 '도그 데이즈' 만한 작품이 없다.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마와 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 영화다.
무엇보다 '도그데이즈'의 화려한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미나리'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최초 아카데미 배우 수상자 윤여정을 비롯해, '로스트' 시리즈로 할리우드를 매료시킨 월드스타 김윤진, 특유의 젠틀한 매력으로 한국과 미국 관객 모두를 사로잡은 다니엘 헤니까지 월드와이드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여기에 대한민국 흥행작에 빠지지 않는 유해진과 김서형과 더불어 패기와 젊음으로 무장한 이현우, 탕준상 등이 작품의 한 축을 담당하며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키워드는 '개'다. '민서'(윤여정 분)는 모두가 모시고 싶어하고 존경하는 세계적인 건축가지만, MZ 라이더 '진우'(탕준상 분)가 보기에는 큰 집에 개랑 단 둘이 살면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불쌍한 할머니다. '민상'(유해진 분)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건물주이지만, 동물병원 원장 '진영'(김서형 분)이 보기에는 개에 대한 사랑이 눈꼽만큼도 없는 파렴치한에 불구하다.
'정아'(김윤진 분)와 '선용'(정성화 분)은 모든 것이 서툴지만 마음만은 진심인 초보 엄마, 아빠다. 두 사람은 새로운 가족 '지유'(윤채나 분)와 인연을 맺지만,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거리 때문에 걱정이다.
'현'(이현우 분)과 '다니엘'(다니엘 헤니 분)은 여자친구 수정(김고은 분)의 '현 남친'과 '전 남친'이다. 두 남자는 수정의 반려견 스팅을 사이에 두고 기막힌 신경전을 벌인다.
'도그데이즈'는 캐릭터 각자의 스토리가 유기적으로 얽혀지며 하나의 큰 이야기를 완성한다. 물론 그 중심에는 '개'가 있다. 인류의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개는 오늘날에 와서 가족의 개념을 더욱 강하게 지니게 됐다. 때문에 표현도 한 가족처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뜻에서 '반려견'으로 부르고 있다.
'도그데이즈'에 나오는 개들도 주연 배우로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내로라 하는 배우들과 연기 시너지를 만들어 내며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상황과 장면만으로도 저절로 눈물을 쏟아내게 한다. 반려견과 함께 지낸 시간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책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참느라 고생하는 예상 밖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물론, 이 모든 게 가능한 것은 윤여정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 내공이 큰 몫을 차지한다. 개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무장해제 돼 있는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인물들의 대사가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 여운을 만든다. 특히, 젊음과 늙음을 경험해 본 민서가 아직 늙음을 경험해보지 못한 진우에게 건네는 무심한 듯 담담한 이야기들이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특히 '도그데이즈'는 빌런이 하나도 없다. 굳이 따지자면 건물주 민상이 초반에 '진상' 역할을 담당한다. 민상을 비롯해 각 인물들이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들이 그려지며 가슴을 훈훈하게 물들인다. 우리 주변에서 소소하게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기에 공감과 감동은 배가된다.
더불어 한발짝 뒤로 물러나 억지스럽지 않게 씬을 만들어내는 김덕민 감독의 카메라 앵글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편안하게 한다. 인물을 정면으로 바라보기보다 옆에서 지켜보는 느낌으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처럼 강한 자극과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치여 힘든 이들에게 '도그데이즈'는 무공해 힐링 타임을 선사한다.
한편, '도그데이즈'는 오는 2월 7일 개봉한다.
사진=CJ ENM 제공
조정원 기자 jjw1@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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