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군 불정면사무소에 2천만 원이 든 쇼핑백을 놓고 "놓고가요" 이 한 마디만 남기고 쏜살같이 사라진 기부천사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 기부천사의 지금까지 기부액만 9000만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익명의 기부천사는 2021년에 200만 원과 805만 원, 2022년엔 두 차례에 걸쳐 1천만 원씩을 두고 갔다. 지난해 1월과 7월엔 2천만 원이 든 쇼핑백을 두 차례 두고 갔다. 이렇게 기부한 금액만 모두 9005만 원이다.
불정면은 이 남성이 기부한 성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입금했으며, 이 남성이 바라는 대로 저소득층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2천만 원 쇼핑백 놓고 사라진 익명의 기부천사
한 중년 남성이 충북 괴산군 불정면사무소에 불쑥 찾아와 거액을 기부한 사연이 전해져 추운 겨울 따뜻함을 더하고 있다. 해당 남성은 2021년부터 총 9000만 원 이상을 익명으로 기부했다.
지난 8일 오전 11시께 충북 괴산군 불정면 행정복지센터 1층에 한 중년 남성이 들어섰다. 그는 익숙한 듯 주민복지팀을 찾아 강귀연 팀장 책상에 회색 종이가방(쇼핑백)을 놓았다. 강 팀장은 당시 한 민원인과 대화 중이었기에 이 남성은 손가락으로 봉투를 가리키며 민원인 뒤에서 입 모양으로 “이·거·놓·고·가·요”란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
가방 안엔 노란 고무줄로 묶은 오만 원권 돈다발 4묶음이 들어 있었다. 100장씩 묶은 돈다발은 400장으로, 모두 2천만 원이었다.
강 팀장은 “당시 민원인을 응대하느라 이 남성과 말 한마디도 섞지 못했다. 복지센터에 들어왔다가 쇼핑백을 두고 간 시간이 30초도 채 안 될 정도로 ‘휙’ 하고 사라졌다. 고맙다는 말도 못 했다”라고 말했다.
불정면 행정복지센터는 해당 남성이 지난 2021년부터 수시로 돈을 기부하는 ‘쇼핑백 기부천사’ 일 것으로 추정한다. 2021년에 200만 원과 805만 원, 2022년엔 두 차례에 걸쳐 1천만 원씩을 두고 갔다. 지난해 1월과 7월엔 2천만 원이 든 쇼핑백을 두 차례 두고 갔다. 이렇게 기부한 금액만 모두 9005만 원이다.
다만 A 씨는 수년간 거액을 기부했음에도 자신의 신원이 알려지는 것을 몹시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사무소 측 또한 A 씨가 불정면 거주자일 것이라 추정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 팀장은 “이름 등이 알려지는 것을 바라지 않아 묻지 않았지만, 안경, 살짝 희끗희끗한 머리, 수수한 차림새,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의 나이 등으로 미뤄 이번에 기부한 남성이 지난 2021년부터 수시로 쇼핑백에 성금을 넣어 기부하는 동일 남성으로 추정한다”며 “불정면에 사는 분이라는 정도만 안다”라고 말했다.
이재경 불정면장은 “기부천사의 정성에 덩달아 우리 직원들도 매년 가슴 따듯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면서 “소중한 성금은 불정면 저소득계층 주민과 복지사각지대 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뉴스=김아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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