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에릭 다이어(29)의 바이에른 뮌헨행에는 역시 ‘절친’ 해리 케인이 존재했다. 뮌헨은 다이어 영입 작업에 있어 케인과 대화를 나누며 정보를 수집했고, 끝내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뮌헨은 13일(이하 한국시간)에 다이어 입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케인과의 연관성이 주목됐다. 다이어는 케인이 이적에 미친 영향과 관련해서 “케인은 내 친구이고, 그가 이곳에 왔을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고 나서 케인 덕분에 뮌헨 경기와 분데스리가를 자세히 지켜볼 수 있었다. 내게도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당연히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 기회를 따랐다”라고 답변했다.
앞으로 케인의 집으로 이사할 것인지 묻자 “케인이 나를 초대했고, 때가 되면 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많은 아이가 있고,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케인은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야 하기에 내가 이사 가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라면서 웃었다.
함께 자리한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뮌헨 단장도 이와 관련해서 말했다. “물론 케인은 다이어에 관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가 이적을 주도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케인과 얘기를 나눈 것은 분명하다”라고 했다.
즉, 뮌헨 단장은 다이어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케인과의 대화를 통해 평가를 내렸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 영입을 추진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이어의 뮌헨 이적에 있어 케인이 ‘열쇠’가 된 것.
프로인트 단장은 추가로 “다이어는 최근 몇 년 동안 주로 센터백으로 뛰었다. 이전에는 홀딩 미드필더나 라이트백으로 출전했다. 우리는 그를 주로 센터백으로 기용할 계획이다. 다이어는 경험이 풍부하고 정말 좋은 선수다. 그의 성격 역시 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알렸다.
이하 다이어 뮌헨 입단 기자회견 발언 일부.
-(뮌헨의 첫인상은 어떤지) 춥다. 이곳에 온 이후로 정말 좋았다. 클럽의 규모와 가족적인 분위기를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놀랍지 않았지만, 당연히 기분이 좋았다.
-(케인이 이번 이적에 미친 영향은) 케인은 내 친구이고, 그가 이곳에 왔을 때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고 나서 케인 덕분에 뮌헨 경기와 분데스리가를 자세히 지켜볼 수 있었다. 내게도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당연히 나 자신을 위해서도 그 기회를 따랐다.
-(뮌헨에서의 목표는) 내 목표는 팀의 목표와 일치한다. 내 생각에 우리의 목표는 같다고 본다. 나는 우승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내 목표는 팀이 최대한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토트넘에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컨디션은 어떤지) 구단과 감독의 결정이었고, 난 이를 받아들였다. 난 항상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지난 몇 달 동안 그렇게 해왔고 몸상태도 좋다.
-(독일어 공부는) 독일어를 꼭 배울 것이다. 존경심에서라도 가능한 한 빨리 언어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뮌헨에서의 경쟁에 대해) 이러한 빅클럽에 입단하면 항상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팀 전체와 함께 뛰는 것이 기대된다. 우리 팀에는 훌륭한 공격수들이 있다. 훈련장에서 그들과 맞붙는 것도 기대된다.
-(케인의 집으로 이사할 것인지) 케인이 나를 초대했고, 때가 되면 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많은 아이가 있고,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케인은 더 많은 작품을 만들어야 하기에 내가 이사 가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다이어는 지난 2014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했고, 이후 긴 시간 주전으로 활약했다. 대부분의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받았고,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프리미어리그에서 33경기를 소화했다. 아쉬웠다. 나날이 실책이 늘어나면서 대량 실점의 원흉으로 손꼽혔다.
올 시즌에는 완전히 밀려났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미키 판 더 펜,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주전으로 낙점했다. 이후 판 더 펜, 로메로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을 ‘풀터백’으로 기용했다.
다이어의 계약 기간은 2024년 여름까지로, 이번 겨울 이적시장이 매각할 마지막 기회였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이번 이적시장에서 반드시 팔고자 했다. 영국 ‘풋볼365’는 “레비 회장은 1월에 다이어를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며, 잠재적인 대체자를 찾았다”라고 보도했다.
계속해서 “다이어는 여름 자유 계약 신분을 통해 토트넘과의 계약을 종료할 계획이다. 그래야 선택할 수 있는 클럽의 폭이 늘어나며 이적료가 지불되지 않기에 수익성이 더 높은 계약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레비 회장은 매각 가능한 자산을 헛되이 잃고 싶지 않으며 1월에 구매자를 찾으려고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토트넘은 로이드 켈리(본머스), 빅토르 넬손(갈라타사라이)과 연결됐으며 라두 드러구신(제노아)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토트넘은 1월에 다이어를 매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엄청난 기회가 찾아왔다. 뮌헨이 다이어를 영입하고자 러브콜을 보낸 것. 최초 관심은 지난해 여름이었으며, 이후 시즌 도중에도 다뤄졌다. 지난해 11월,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뮌헨이 토트넘 수비수 다이어 영입을 위한 ‘충격’ 계약을 추진한다. 그들은 1월 이적시장에서 다이어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 다이어는 토트넘 계약의 마지막 6개월이 다가오고 있으며 재계약에 대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계속해서 “정통한 소식통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이어는 1월 또는 내년 여름 자유 계약으로 팀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뮌헨은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다재다능한 다이어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기 위해 센터백과 미드필더 포지션의 보강을 원하고 있다. 다이어는 뮌헨 영입 리스트에 올라있으며, 그는 계약 상황으로 인해 비교적 저렴한 이적료로 영입될 수 있을 거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뮌헨이 다이어를 끝내 영입하게 된 것은 드라구신 영입 경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뮌헨은 이적시장 개장 후 토트넘이 미리 작업한 드라구신을 하이재킹 하고자 했다. 최종 제안과 관련해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토트넘이 기본 이적료 2,500만 유로(약 360억 원)+에드온 500만 유로(약 70억 원)+제드 스펜스 임대, 뮌헨이 기본 이적료 2,300만 유로(약 330억 원)+에드온 750만 유로(약 110억 원)를 최종 제안으로 내밀었다고 설명했다.
드라구신의 선택만 남았고, 현지시각으로 10일 아침 최종 결정이 내려졌다. 드라구신은 토트넘행을 열망하고 있었고, 뮌헨의 러브콜을 거절하기로 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레텐베르크는 “드라구신이 토트넘에 입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오늘 런던으로 이동할 것이며 메디컬 테스트가 예정됐다”라고 알렸다.
더불어 로마노는 이적 확정 신호인 “HERE WE GO”와 함께 “드라구신이 토트넘으로 이적한다. 밤새 새로운 입찰 끝에 3,000만 유로(약 435억 원)가 넘는 패키지에 합의했다. 더불어 제드 스펜스가 임대로 제노아에 합류한다. 드라구신은 토트넘을 원했고, 뮌헨의 입찰에도 불구하고 개인 조건에 합의했다. 이적사가가 끝이 났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하이재킹에 실패하면서 차선책이었던 다이어를 데려오게 된 것이다. 뮌헨은 1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 소속의 다이어와 2024년 6월 30일까지 임대 계약을 체결했으며,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그는 등번호 1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게 될 것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 내용과 관련해서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레텐베르크는 “다이어는 뮌헨의 새로운 선수가 됐으며, 6개월 계약에 1년 옵션이 존재한다. 당장 이적료가 들진 않으나, 200만 유로(약 30억 원)~250만 유로(약 35억 원)의 에드온이 삽입됐다”라고 설명했다.
다이어는 “어렸을 때부터 언젠가 뮌헨과 같은 클럽에서 뛰고 싶었기 때문에 이번 이적으로 내 꿈이 이뤄졌다. 뮌헨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이며 놀라운 역사를 보유했다. 나는 수비에서 다재다능함을 통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내 눈에는 알리안츠 아레나가 세계 최고의 경기장 중 하나이며, 새로운 팀 동료들과 팬들을 만나게 될 날이 정말 기대된다”라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프로인트 뮌헨 단장은 “다이어와 계약할 수 있어 기쁘다. 그는 이번 이적시장에서 오랫동안 염두하고 있던 선수였다. 다이어는 우리 수비에 있어 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한다. 그가 지닌 실력과 국제 경험은 경기장과 라커룸 모두에서 팀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다이어를 지휘할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다이어는 센터백의 스페셜리스트다. 오른쪽 또는 왼쪽에 설 수 있으며, 3백에서도 뛸 수 있기에 센터백 포지션으로 영입했다. 그는 몇 년 전 프리미어리그에서 6번 롤로 뛰기도 했다. 이로 인해 레온 고레츠카가 미드필더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라면서 센터백으로 기용할 의사를 밝혔다.
다이어는 개인 SNS를 통해 토트넘에 작별 인사를 남겼다.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 이 멋진 축구 클럽과 작별할 시간이 됐다. 정말 많은 놀라운 순간들로 가득 찬 놀라운 여정이었다. 나는 토트넘에서 선수로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해왔고, 입단한 순간부터 항상 토트넘을 집처럼 편안하게 느꼈다”라고 작성했다.
계속해서 “모든 클럽의 진정한 구성원은 결국 사람들이며, 지난 9년 반 동안 평생의 우정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난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했던 경험에 대해 영원히 감사할 것이며, 영원히 소중히 간직할 멋진 추억을 많이 남기고 간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할 때다. 나와 함께 여정을 함께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며 선수들, 감독, 구단 직원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토트넘 팬 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 토트넘은 항상 내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모든 것에 감사하다”라고 했다.
다음 게시물에서는 뮌헨 팬들에게 “클럽의 규모와 역사뿐만 아니라 따뜻한 분위기를 느끼는 데는 24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루빨리 경기장으로 돌아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 싶다. 여러분 모두의 뜨거운 환영에 감사하다. 알리안츠에서 만나겠다”라고 썼다.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에서도 케인과 다이어의 재회를 조명했다. 분데스리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두 사람은 친구이며 클럽과 국가대표팀을 합쳐 360경기에 함께 출전했다. 토트넘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라커룸에서 모두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다이어는 2014-15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으로 이적했고, 케인은 북런던에서 폭발하기 시작했다. 두 선수는 이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재회한다”라면서 두 사람의 우정을 설명했다.
이전에 케인은 글로벌 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장거리 비행에서 옆자리에 앉고 싶지 않은 동료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케인은 “다이어다. 다이어는 아무 데서나 잠을 자고, 대화도 안 한다. 비행시간이 얼마나 길든 상관없다. 12시간 내내 잠만 잘 것 같다. 미안하지만, 다이어를 선택하겠다. 난 다이어에게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라고 재치 있게 답변하기도 했다.
케인이 이번 이적에 관여했다는 소식은 이적설 초반부터 있었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케인이 다이어 영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둘은 어렸을 때부터 토트넘에서 함께 했고 매우 친하다. 케인이 다이어에게 독일에서의 생활을 알려줬고, 투헬 감독과 뮌헨 보드진에게 추천을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제 남은 건 다이어가 뮌헨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지 여부다. 독일 ‘키커’는 “다이어는 데일리 블린트보다 잘하게 될 것인가? 뮌헨은 1년 전 아약스의 주장을 영입했다. 블린트 영입의 당위성은 입증되지 않았고, 종종 출전하는데 머물렀다. 그리고 지난여름 지로나로 이적했다. 프로축구에서 성급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토트넘에서 더는 필요하지 않은 다이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라면서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뮌헨에는 이미 정상급 센터백 3명이 존재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김민재를 비롯해 다요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데 리흐트가 있다. 지난 전반기는 ‘괴물’ 김민재가 책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파메카노와 데 리흐트가 부상으로 번갈아 가며 이탈했기 때문. 이에 김민재가 혹사 수준으로 뛰면서 그들의 공백을 잘 메워줬다.
경기 기록이 증명한다. 김민재는 겨울 휴식기까지 공식전 22경기를 소화했다. 분데스리가에서 15경기, 챔피언스리그에서 5경기, DFB포칼에서 1경기, 독일 슈퍼컵에서 1경기였다. 쉰 경기라고는 챔피언스리그 1경기, DFB포칼 1경기가 끝이었다. 뮌헨에서 얼마나 핵심인지를 보여준다.
축구통계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일레븐을 뽑았는데, 김민재가 존재했고 평균 평점 7.14점을 기록했다. 해리 케인, 자말 무시알라, 르로이 사네가 김민재와 나란히 베스트 일레븐에 올랐다.
더불어 글로벌 매체 ‘스포츠 키다’는 2023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뽑았는데, 김민재가 1위였다. 해당 매체는 “김민재는 2022-23시즌 나폴리가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그는 순수한 피지컬을 넘어, 평점심과 기술적인 자질도 선보였다. 현재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올여름 뮌헨에 합류한 김민재는 이미 빠질 수 없는 선발 라인업 멤버가 됐다. 꾸준히 높은 수준으로 기여하고 있다. 김민재는 또한 자신의 수비 라인을 정하는 데 탁월하다. 리더십 자질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현재는 아시안컵 차출로 인해 김민재가 빠져있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호펜하임전에서는 데 리흐트, 우파메카노 조합이 가동됐다. 몇몇 장면에서 불안한 장면을 보이긴 했으나, 어쨌든 3-0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이제 다음 경기부터 매치데이 스쿼드에 다이어도 포함될 예정이며, 데리흐트와 우파메카노의 백업으로서 위치하게 된다. 더불어 김민재가 돌아오면 4옵션으로 자리한다.
투헬 감독은 상황에 따라 둘둘 나눠 내보낼 수 있다. 뮌헨은 앞으로 분데스리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병행해야 하기에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약한 상대를 만나면 다이어를 충분히 선발로 고려할 수 있다. 그럴 때 다이어가 좋은 활약을 펼쳐주면서 주전이 휴식을 원활하게 취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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