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스토리 데모판 메인화면 이미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면벽구년’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 불교 선종을 창시한 달마대사가 중국 소림사에서 무려
9년동안 벽을 보고 수련해 깨달음을 얻었다는 설화에서 탄생했다
. 그는 졸음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눈꺼풀을 제거해가며 정신을 가다듬었다고 전해지니
, 엄청난 노력이 담긴 이야기라 하겠다
.
팀 오파츠의 백종원
, 서병기 개발자는
9년까지는 아니지만
, 최소
7년 이상
인디게임 ‘프로스토리(Frostory)
’ 하나만을 개발했다
. 그들은 과거
2019년 부산인디게임페스티벌에 게임을 출품해 루키 디자인상을 수상했고
,
게임메카와 인터뷰도 진행했다
. 이후
2023년 인디게임행사 버닝비버에 프로스토리 데모판을 출품하는 등
, 느리지만 꾸준하게 게임을 완성하고 있다
. 2024년 현재 팀 오파츠와 프로스토리는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만나봤다
.
팀 오파츠와 프로스토리의 시작
프로스토리를 개발하는 팀 오파츠에는 백종원
, 서병기 두 개발자가 속해 있다
. 두 개발자는 같은 대학교 컴퓨터 공학과를 전공했고
, 프로그래밍 개발 동아리에서 처음 서로를 만났다
. 이들은 동아리에서 의견을 나누며 함께 게임 개발을 시작했고
, 특히 둘 모두 과거 플래시 기반 게임을 제작한 경험이 있었던 만큼 거대한 규모의 타이틀 보다는 소규모 게임을 기획하게 됐다
.
두 사람은 이후에도 산업기능 요원으로서 활동하며 게임 개발을 이어갔고
, 2017년 프로스토리라는 이름의 기획서가 처음 세상에 나왔다
. 다만
, 당시 초안으로 제작된 게임은 현재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는데
, 어릴 적
‘얼음땡
’에서 영감을 받아 얼음의 요정을 조작해 적을 얼리는 형식의 캐주얼 모바일게임이었다
. 주인공 또한 뾰족한 얼음 뿔이 달렸고
, ‘프로스토리
’라는 게임 제목 역시 얼음의 요정에서 착안한 것이었다
.
다만 게임은 기획 단계에서 계속된 잡음이 발생했다
. 서 개발자는
“2017년 당시는 계획이 사실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며
, “어떤 게임을 만들지
, 스토리는 무엇인지 기획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고 회상했다
. 2019년에 들어서야 결국 체계가 어느정도 완성되어 설정과 스토리는 백 개발자가
, 레벨 디자인과 전투 등은 서 개발자가 주도하게 됐다고
.
▲ 프로스토리 초기 구상, 주인공 얼음 요정 (사진제공: 팀 오파츠)
▲ 팀 오파츠 로고 이미지 (사진제공: 팀 오파츠)
▲ 왼쪽부터 백종원, 서병기 개발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어두운 분위기와 밝은 주인공이 특징인 프로스토리
그런 그들이 만든 프로스토리는
2D 픽셀아트 어드벤처게임이다
. 플레이어는 주인공 요정을 조종해 각종 지역을 탐험하고 적과 싸우게 된다
. 백 개발자는
“원 샷
, 언더테일 등을 너무 재미있게 플레이해 이들에 영감을 받았다
”며
, “스토리를 즐길 수 있으면서도 차별적인 상호작용도 세밀하게 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 전했다
.
프로스토리는 요정과 인간이라는 두 문명이 서로 대립하다 결국 모종의 이유로 멸망에 가까워진 가상의 세계를 다룬다
. 주인공은 요정이며
, 정체를 알 수 없는 탑을 오르게 된다
. 그 과정에서 레오나르도라는 또 다른 도우미 요정의 힘을 빌려 세계를 탐험하고
, 세계가 멸망한 이유와 주인공을 공격하는 어둠의 존재들의 숨겨진 비밀도 밝혀내게 된다
.
▲ 주인공 요정과 레오나르도 (사진제공: 팀 오파츠)
▲ 어두운 배경, 다양한 펴즐이 등장하는 프로스토리 (사진제공: 팀 오파츠)
프로스토리는 얼리기
·붙잡기
·공격
·대시 네 액션을 기본으로 이를 응용하면서 적과 싸우거나 지역을 탐험하게 된다
.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 기본 동작에 추가 효과가 더해진다
. 예를 들어 얼리기를 적에게 사용하면 얼어붙어 멈추고
, 이때 공격하면 더 큰 피해를 입힌다
. 이후에는 움직이는 레버를 멈추거나
, 동료를 얼려 스위치를 작동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얼음 능력이 확장된다
.
프로스토리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어둡지만
, 등장하는 주인공과 레오나르도 등은 상당히 밝고 귀엽다
. 연출 또한 상당히 공을 많이 들여 사망 후 부활 장면
, 보스 사망 장면 등이 어둡고 약간 공포스러우면서도 세밀하게 묘사됐다
. 백 개발자는
“세계관
, 배경
, 적 등이 상당히 어두운 분위기고 이에 대비되는 밝은 캐릭터를 내세워 분위기를 강조했다
”라며
, “전투가 중요한 게임은 내용도 어두워야 정당성이 느껴진다
”고 밝혔다
.
▲ 적을 얼리고 더 강력한 대미지를 줄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오랜 개발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렇게 게임을 개발했지만
, 기간이 길어지면서 상당한 고생길이 펼쳐졌다
. 처음 개발을 할 때는 기획과 계획이 문제였다
. 백 개발자는
“2017년 게임 개발을 시작할 당시는 학업과 병행했고
, 진전이 더뎠다
”며
“서 개발자와 매일 싸웠고
, 무수한 다툼과 토론의 결과가 프로스토리의 밑거름이 됐다
”고 회상했다
. 당시 의견대립이 얼마나 심했는지
, 서 개발자는 초기
1년을 끝으로 개발을 포기하려고까지 생각했었다고
.
또 게임에는 고난도 보스전
, 숨겨진 아이템이나 비밀
, 새 능력을 얻으면 더 많은 지역을 탐험할 수 있는 어드벤처 요소 등이 포함됐다
. 서 개발자는
“게임에 여러 요소를 담은 이유는
, 플레이하는 누구라도 하나쯤은 매력으로 느끼는 요소가 있었으면 해서였다
”라고 말했다
. 다만 이런 내용을 구상하고 구현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고 개발자들은 말했다
.
▲ 전투, 장비 시스템, 탐험, 퍼즐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 프로스토리 (사진제공: 팀 오파츠)
예를 들어 데모 버전 최종 보스를 처치하고 나면
, 보스가 주인공에게 살려달라고 비는 장면이 나온다
. 이 장면에서 주인공이 그를 용서해주는지
, 혹은 특정 타이밍에 공격하는지 등에 따라 수많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 이런 요소는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게임의 몰입을 높여주지만
, 개발단계에서는 수많은 가능성이 부담을 더했다
. 백 개발자는
“처음에는 자신이 아는 모든 요소를 다 넣으려고 했지만
, 결국 수많은 요소들이 폐기되고 시너지가 일어날 것만 남겼다
”고 말했다
.
결국 이들의 큰 포부는 긴 개발 기간으로 이어졌다
. 처음 게임을 구상하고
, 이것이 본격적으로 구체화되어 데모 버전이 나온 것이 무려
2019년이었다
. 2~3년의 기간 동안 수많은 내용이 생기고
, 또 폐기됐다
. 백 개발자는
“초기에는 콘셉트가 바뀌어서
, 학업과 병행해서 등 수많은 이유로 개발이 오래 걸렸다
”라며
, “우리가 개발하고자 하는 게임의 규모에 비해 인원이 둘뿐인 만큼
,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라고 전했다
. 그렇게 그들의 개발은
2024년까지 장장
7년동안 이어졌다
.
▲ 다소 공포스러운 사망 연출 (사진제공: 팀 오파츠)
▲ 다양한 상호작용이 연출되는 보스전 (사진제공: 팀 오파츠)
그럼에도 그들은 나아간다, 천천히 꾸준하게
처음 게임을 구상하고
7년
, 첫 데모 버전이 출시되고부터는
4년의 세월이 흘렀다
.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지만
, 그들은 끈기있고 꾸준하게 프로스토리에 매진했다
. 다른 사람이었다면 포기했을지도 모르는 시간 동안
, 그들은 데모버전을 개선하고 각종 인디게임 행사에 출품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 백 개발자는
“앞으로도 부산인디게임페스티벌
, 버닝비버 등 다양한 인디게임 행사에 게임을 출품할 것이다
”라며
, “이는 우리가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라고 말했다
.
이런 오랜 개발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해 서 개발자는 게임에 대한 사랑이라고 낙천적으로 대답했다
. 서 개발자는
“오랜 기간 풀리지 않던 개발 문제나 스토리 엉킴이 하나씩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라며
, “좋아하는 게임을 직접 만들고
, 그것이 더 발전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고 밝혔다
.
▲ 2019년 당시 프로스토리 데모버전, 지금과 약간 다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튜토리얼 지역을 넘어가면 나오는 사막 스테이지 (사진제공: 팀 오파츠)
다만 출시 시기만큼은 두 개발자 모두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 개발자들은 프로스토리가 총 일곱 챕터로 구성될 예정이며
, 한 스테이지가 공개된 데모판 보다 크다고 밝혀 프로젝트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 다만 두 개발자 모두 게임을 완성하겠다는 열망이 가득했다
. 서 개발자는
“할로우 나이트처럼 오랜 기간 만들어져 명작 반열에 드는 게임도 많다
”라며
, “그런 게임도 결국 사람이 만든 것이므로
, 우리도 언젠간 프로스토리를 완성할 것이라고 믿는다
”라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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