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때 한국서 미국 건너가 배우로 성장…봉준호·이창동 영화에도 출연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로 7일(현지시간) 미국 영화상 골든글로브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은 스티븐 연(41)은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한국계 배우다.
국내 관객에게는 한국계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2021)로 낯이 익다. 이 영화에서 스티븐 연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가 땅을 개척하는 제이콥 역을 맡았다.
1983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티븐 연은 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대학 시절부터 배우의 꿈을 키운 그는 다양한 연극과 영화에 출연하며 오랜 무명 시절을 보내다가 2010∼2017년 좀비 장르 드라마 '워킹데드'에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다.
'미나리'로는 2021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수상은 불발됐지만, 아카데미 역사상 남우주연상에 아시아계가 후보로 오른 건 그가 처음이었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와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 등 한국 영화에도 출연했다. 올해 상반기 개봉 예정인 봉 감독의 신작 '미키 17'에도 나온다.
스티븐 연의 강점은 뛰어난 연기력 외에도 한국어와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한 탓에 한국어는 상대적으로 서툴다고 하지만, '미나리'에선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한국어를 매끄럽게 구사했다.
그는 2021년 '미나리' 시사회에서 "한국적 방식과 미국적 방식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스티븐 연은 이번에 처음으로 골든글로브상을 받았다. 그에게 상을 안겨준 '성난 사람들'은 무분별한 분노로 복수전을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10부작 드라마다.
이 작품에서 스티븐 연은 대형 마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소한 사고로 화가 나 복수에 나서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도급업자 대니를 연기했다. 그와 싸움을 벌이는 사업가 에이미 역은 아시아계 앨리 웡이 맡았다.
이 작품은 속도감 있는 전개로 관객의 몰입을 끌어내면서 호평받았다.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의 호흡도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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