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공에서 비행 중이던 여객기의 동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 비상 착륙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미 항공 당국이 일부 보잉 항공기에 대한 전수 검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6일(현지시간) 항공사들에 737 맥스 9 항공기 일부에 대한 점검을 마칠 때까지 운항을 중지할 것이라며 “이번 검사는 171대의 항공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항공청은 “여객기당 점검 시간은 4~8시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치는 전날 보잉 737맥스 여객기의 동체가 일부 떨어져 나가 비상 착륙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승객과 승무원 177명을 태운 알래스카 항공 여객기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로 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륙 직후 고도 4876미터에 도달한 시점에서 동체 일부와 창문 등이 떨어져나가는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이륙 직후 갑자기 창문 등이 떨어져 나갔다”면서 "창문은 물론 비행기 동체 일부분이 떨어져 나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은 비행기 왼쪽 뒷편에서 굉음이 크게 들렸다”며 “머리 위 선반에선 산소마스크가 내려왔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조종사는 항공 교통 관제소에 항로 변경을 요청하면서 "긴급 상황이므로 회항해야 한다"고 다급히 말했다.
이 항공기는 사고 직후 포틀랜드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이번 여객기의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실시 중인 가운데 아직까지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로 떨어져 나간 비행기 동체는 항공기 뒷부분, 날개와 엔진 쪽이었다.
이번 항공기 사고 사진에 따르면 벽면이 뜯겨 나가면서 생긴 구멍의 윤곽이 비상문의 형상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평소 사용하지 않는 비상문이 떨어져 나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비상문은 특정 숫자 이상의 승객이 탑승할 경우 사용하게 돼 있지만, 알래스카 항공의 여객기는 그보다 적은 수의 승객을 태우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비상문이 필요 없었고, 결국 그 위에 판을 씌워 일반적인 기내 벽면처럼 썼다는 것이다.
항공 안전 전문가는 이 부분이 비상구로 사용되지 않았다면 볼트로 고정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떨어져 나간 부분의 바로 옆좌석에는 승객이 탑승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래스카 항공은 "보잉 737-9 항공기의 4분의 1에 대해 이날 오전까지 점검을 마쳤으며 아무런 문제도 발견되지 않아 다시 운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잉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안전"이라면서 "이번 사건이 우리 고객과 승객들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깊이 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737맥스는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의 추락 사고로 모두 346명이 사망한 뒤 전 세계에서 20개월간 비행이 중단된 기종이다. FAA는 2019년 3월 해당 기종의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가 2020년 11월 이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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